[예산안 처리시한 D-5]여야 현격한 입장차에 심사도 지연…기한내 통과 ‘안갯속’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1주일 전인 지난 20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 정책위원장과 각당 (원내)대표, 국회의장 등 정치권 주요 인사 7명을 일일이 만나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기일(12월2일) 내 통과를 읍소했다. 국회 상임위 심사에 이어 예결위 조정소위가 본격 가동되면서 기한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처리 기한이 불과 5일 앞인 상황에서도 여야는 핵심쟁점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국회 통과가 안갯속이다. 공무원 증원, 아동수당, 최저임금 지원 예산 등 예결위 조정소위에서 보류된 안건이 170건을 넘고 그 규모도 25조원에 달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예산의 신속한 집행과 정책 성과를 위해 법정시한 내 처리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국회에서 법정시한 내에 처리해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정부로서는 속이 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추진해온 물적투자 중심의 성장전략으로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양극화가 심화돼 내년 예산안에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등 소득주도 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상 최대인 429조원 규모의 확장예산을 편성했으나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특히 재정의 경기진작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예산이 적기에 투입돼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면 효과 감퇴는 물론 정부 정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시간은 매우 촉박하다. 헌법에 규정된 예산안의 법정 처리기한은 12월 2일이지만, 사실상 여야가 협상할 수 있는 시한은 오는 30일까지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2014년 제정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여야가 이달 30일까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정부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때문에 여야는 이전에도 시한에 임박하거나 몇시간 넘겨 극적으로 타결,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여야의 힘겨루기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새정부 예산안을 ‘퍼주기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더라도 야당이 이를 부결시키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예산안이 부결될 경우 정부는 다시 예산안을 짜서 국회에 제출해야 해 연내에 예산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이전 연도 예산에 준하는 준예산을 편성해 대처해야 한다.

예산안 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다양한 협상채널이 가동되고 있지만, 결과를 예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예산의 신속한 집행과 정책 성과를 위해 법정시한 내 처리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국회에서 법정시한 내에 처리해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 부총리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의 신속한 집행과 정책 성과를 위해 법정시한 내 처리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보류사업이 많아 감액 심의와 증액 심의를 동시에 해야 하지만 국회에서 법정시한 내 처리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각종 사업의 발주 등 필요한 사전작업을 12월중 진행해 내년초부터 본격 집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야 사상 최대규모로 편성한 재정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예산안의 법정 처리기한인 다음달 2일까지 앞으로 남은 5일이 우리경제와 민생의 향방을 좌우할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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