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블프는 ‘펄펄’, 한국판 블프(코리아세일페스타)는 ‘싸늘’

-블프 직구 급증, 연말까지 흥행 이어가
-한국판 블프 코세페는 하향세로 마감
-“민간이 주도해서 큰 할인폭 제시해야”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미국 최대 쇼핑축제인 블랙프라이데이가 대성공을 거둔 반면, ‘한국판 블프’를 표방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초라하게 막을 내려 대조된다. 역사성을 감안하더라도, 코세페의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블프는 기록적인 온라인 매출을 달성했다.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의 100대 온라인 업체는 블프 하루동안 50억달러(5조4000억원)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직구족의 주문도 급증했다. 28일 국내 최대 해외 배송 대행서비스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올해 블프 기간(24~25일) 주문량은 4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3만5000건)보다 3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온라인 쇼핑 수요는 블프가 끝나고 이어지는 사이버먼데이에도 계속돼 한국 유통가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쇼핑 이미지. 지난 24일 전세계 온라인을 달궜던 미국 최대 쇼핑축제인 블랙프라이데이와 달리 ‘한국판 블프’인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성적은 초라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블프의 성공 요인은 평균 30~50%에서 최대 80~90% 할인되는 파격적인 가격과 다양한 상품 구성”이라며 “미국 유통ㆍ제조업체들의 핫딜(시간과 품목을 정해놓고 진행되는 파격 할인 이벤트)은 재고가 소진되는 12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한국판 블프’를 내세운 코세페의 성적은 초라했다. 한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코세페를 올해로 3년째 진행했지만 지난 9월28일부터 10월31일까지 참여한 유통기업 100곳의 총매출은 10조8060억3300만원에 그쳤다. 시장 규모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광군제 하루 동안 알리바바가 올린 매출 1682억위안(약 28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블프 기간 상품 가격이 최대 90%까지 내려가는 반면, 코세페 기간 할인폭은 10~30%에 불과했다”며 “매년 9~10월 진행되는 백화점 가을 정기세일과 큰 차별성이 없고 아울렛 매장과도 경쟁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다.

국가별 유통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정부 주도로 ‘가격 할인’이라는 외형만 베껴온 점도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백화점ㆍ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물건을 들여와 직접 판매하는 구조다. 연말까지 물건을 팔지 못하면 악성 재고를 떠안게 된다.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연말이면 스스로 적극적인 할인을 통해 재고를 소진하는데 주력한다.

이와 달리 국내 유통업체들은 제조업체가 물건을 팔 공간을 임대해주는 ‘특정 매입’ 구조다. 유통업체는 수수료만 취하고 가격은 입점 업체들이 결정한다. 유통업체의 재고 부담도 크지 않다보니 파격적인 할인율은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제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할인에 나서야 하지만 실제 코세페에 참가한 제조업체 비율은 전체 참여 기업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초 정부 취지처럼 코세페를 한국판 블프로 만들기 위해서는 할인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며 “아울러 민간 주도로 유통업체는 물론 제조업체까지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처럼 단순히 업체들을 모아 한번에 세일을 여는 것만으로는 코세페의 한계가 명확할 것”이라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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