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석방에 수세 몰린 檢, 원세훈ㆍ김병찬 소환 ‘정면돌파’

-‘댓글수사 누설’ 김병찬 “통화했지만 유출아냐”
-원세훈도 63일만에 재소환…MB수사 전초전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의혹의 정점에 선 원세훈 전 국장원장 조사를 28일 재개했다. 2012년 당시 댓글공작 수사 상황을 국정원에 누설한 혐의를 받는 김병찬 용산경찰서장도 같은 날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신병확보 실패로 국군 사이버사령부 수사에 제동이 걸린 검찰이 국정원과 경찰을 겨냥한 수사로 다시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 김 서장을 소환했다. 김 서장은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직원과 업무상 필요에 의해 통화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수사상 기밀을 유출한 사실 없다”고 밝혔다.

2012년 대선 전후 경찰의 댓글 사건 수사상황을 국가정보원에 누설한 혐의를 받는 김병찬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는 2012년 12월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서울 수서경찰서의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하고 진상규명을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2012년 12월11일부터 경찰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12월16일까지 서울경찰청을 담당하는 국정원 정보관 안모 씨와 45회에 걸쳐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도 확인된 바 있다. 검찰은 김 서장이 수사 대상인 국정원 측에 수사 상황을 흘려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서장은 2013년 10월 안전행정부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안씨에게) 서운할 정도로 수사상황을 안 알려줬다. 대부분 수신거절 문자였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김 서장의 상관이었던 최현락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도 12월11일 안씨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서울경찰청 지휘라인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 전 수사부장을 비롯해 이광석 전 수서경찰서장, 장병덕 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이병하 전 서울경찰청 수사과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의 소환이 점쳐진다. 

지난 2013년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오른쪽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두 사람은 당시 청문회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검찰은 이날 원 전 원장 조사에도 다시 시동을 걸었다. 원 전 원장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9월26일 한 차례 조사를 받은 이후 이날 두 번째 소환 통보를 받았다.

수사팀은 우선 원 전 원장이 공범으로 지목된 국정원의 ‘사이버 외곽팀’ 의혹부터 차근차근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연예인 퇴출 압박’,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공영방송 장악’,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취소 공작’ 등 조사할 사안이 많다.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의 ‘전초전’ 격인 원 전 원장 조사가 끝나면 검찰의 칼은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MB정부 청와대 인사들로 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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