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통첩에도 불출석한 朴…법원,궐석재판 결정(종합)

-재판부, “증인신문 등 심리 사항 많아 공판기일 늦출 수 없어”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28일 재판에도 건강 문제를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법원의 최후 통첩에도 끝내 출석을 거부한 것이다. 법원은 재판이 무기한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박 전 대통령 없이 ‘궐석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90회 공판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날인 27일 “계속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고 방어권이 침해될 수 있으니 심사숙고 하라”는 안내문을 보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재판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사진설명=연합뉴스]

서울구치소 측도 이날 서면 보고서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 의사가 명백하고 전직 대통령인 신분을 고려하면 강제력을 행사해 데려오는 것이 곤란하다’고 알렸다. 구치소 측은 ‘박 전 대통령이 허리와 무릎통증으로 진통제를 복용중이며 하루 30분 정도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 소명했다.

재판부는 “증인신문 등 심리할 사항이 많고 구속기한이 제한돼있어 더 이상 공판기일을 늦추기 어렵다”며 박 전 대통령 없이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전직 대통령을 강제로 법정에 끌고 올 수 없다는 구치소 측 의견도 존중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있지만 교도관의 인치가 곤란할 때는 피고인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

이날 재판은 검찰과 변호인단만 출석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의 보좌관이었던 김건훈(41)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이날 오후 증인신문이 예정돼있던 정동춘(56)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추락 사고를 당했다며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을 거부해 궐석재판까지 진행됐다는 점은 추후 박 전 대통령의 양형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내내 협조하지 않았다는 태도로 읽힐 수 있다”며 “단정지을 수 없지만 양형에 불리한 요소가 될수도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지난달 16일 기존 변호인단이 구속 연장 결정에 반발해 일괄 사퇴하면서 41일 동안 중단됐다. 박 전 대통령도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며 새 변호인단을 꾸리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가 직권으로 국선변호인 5명을 선정해 지난 27일 재판을 열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조작논란이 일었던 최순실 씨의 태블릿PC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감정에 의하면 최 씨의 셀카가 태블릿PC로 직접 촬영된 것으로 밝혀졌고 태블릿에 남아있는 위치정보와 최 씨의 동선이 일치하는 점이 확인됐다”며 최 씨가 태블릿 사용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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