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물밑 작업?…서울 시의원 출판기념회 ‘열풍’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얼굴 알리기 적극
-전문성ㆍ철학 홍보에 자금 확보 효과적
-공무원만 매번 5만~10만원 ‘부담’ 죽을맛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출판 기념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년 6ㆍ13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구청장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서울 시의원들이 앞다퉈 출판 기념회를 열고 있다. 의원들은 이를 통해 본인만의 전문성은 물론 정치철학을 홍보하는 효과도 노린다. 정치자금법에 저촉되지도 않고 ‘청탁금지법’도 피해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고자 출판기념회를 악용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28일 서울시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양준욱 (더불어민주당ㆍ강동3) 시의회 의장이 시청 다목적홀에서 출판 기념회를 치렀다. 양 의장은 내년 선거에서 강동구청장에 나설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의회 전경. [사진=헤럴드DB]

내달 초에는 시의회 교통위원회 위원장인 서영진(더불어민주당ㆍ노원1) 시의원이 노원 일대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현직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국회의원 출마 뜻을 내비치면서 서 의원도 노원구청장 출마를 고심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박마루 시의원(자유한국당ㆍ비례), 김태수 시의원(더불어민주당ㆍ중랑2) 등 다수의 시의원이 출판 기념회를 예고한 바 있다.

구청장 출마를 공식ㆍ비공식적으로 밝힌 상당수 시의원은 출판 기념회를 이미 가지기도 했다.

구로구청장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조규영 시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ㆍ구로2)은 지난 1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출간을 알렸다. 중랑구청장 출마를 염두 중인 성백진 시의원(더불어민주당ㆍ중랑1), 관악구청장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박준희 시의원(더불어민주당ㆍ관악1) 등도 출판 기념회를 개최했다.

이와 관련, 시의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출판 기념회는 시장ㆍ국회의원ㆍ구청장급에서만 주로 이뤄졌다”며 “자기 홍보와 정책 알리기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하에 시의원도 동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출판 기념회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행사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선거자금 모금운동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시 감사담당관실 등에 따르면 출판 기념회에서 유권자 혹은 유관기관 관계자가 저자에게 ‘책 값’을 내는 건 정치자금법이나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값만 제대로 지불하면 저자 신분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책을 구입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를 동원, 이윤을 내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법적 문제없이 얼마든지 남길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 이후 많이 나아졌다지만, 선거를 앞 둔 출판기념회에서 얼마의 금액이 오가는지도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모든 현장을 감시할 수는 없다”며 “제보와 고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출판 기념회가 또 다른 갑질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수의 시 관계자에 따르면 부서와 관계있는 상임위원회 내 시의원은 물론 과거 상임위원이나 알기만 해도 초청해 ‘울며 겨자먹기’로 참석한다.

시의원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 과장급 한 인사는 “이 달에만 시의원의 출판기념회 관련 연락으로 몇 통을 받았는지 셀 수도 없다”며 “눈 밖에 날까봐 참석은 해야하고, 갈 때마다 형식적으로 5만~10만원 어치 책을 사야하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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