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역대급 ICBM도발] 美 테러지원국 재지정 반발ㆍ中 제재동참 불만 표출

-핵보유 지위 확보 위한 ‘마이웨이’ 고수
-김정은 ‘사상 최고 대응’ 이후 첫 무력조치

[헤럴드경제=신대원ㆍ문재연 기자] 북한이 29일 새벽 두달 반 동안의 침묵을 깨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지난 9월15일 일본 열도 위를 넘어 발사한 중장거리미사일(IRBM) 화성-12형 이후 75일만인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다목적 카드’라는 평가다.

북한은 우선 국제사회의 경고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향한 ‘마이웨이’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반발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불만도 동시에 표출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전략적 목표가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재확인시켜줬다”며 “75일만에 다시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섰다는 것은 그동안 나름 기술력에 자신감을 갖게 됐고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 반발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를 공언한 이후 첫 무력시위이기도 하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좁은 의미에선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8일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반발의 성격을 지닌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 “엄중한 도발이며 난폭한 침해”로 규정하고, “미국은 감히 우리를 건드린 저들의 행위가 초래할 후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주도의 제재에 굴하지 않고 핵ㆍ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미국을 노린 것으로 자신들의 대화상대는 미국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와 기자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북 압력을 더욱 높여가겠다는 입장을 밝혀 북미 간 셈법에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중국에 대한 불만 표출의 의미도 갖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찾은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게 경제제재 완화를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자 김 위원장이 만나주지도 않는 등 빈손으로 돌려보낸 바 있다.

이후 북한은 유지 보수를 이유로 북중 간 주요 무역통로인 조중우의교를 임시 폐쇄하고 중국은 동북지역에서 고강도 군 실전훈련을 실시하는 등 북중 간 미묘한 기류가 조성됐다.

대북소식통은 “시 주석 특사가 돌아간 지 얼마 안 돼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선 것은 자신들의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중국과 무관하게 추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중국에게 핵과 미사일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관여하지 말라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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