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정원, 국민 협박하고 사찰…이게 정치수사인가”

-‘국정원 힘빼기 수사’ 비판에 강한 반박
-“국정원, 열일 제치고 수사에 협조해야”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정치공작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일각에서 주장하는 ‘정치보복 수사’, ‘국정원 힘빼기’란 지적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전날 이례적으로 장문의 입장을 낸 것에 이어 외부 비판에 연일 강경 대응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수사에 대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여러 주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수사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각 사건들을 하나씩 열거하며 “건건마다 반헌법적 범행이지 정치적 사건이 아님을 명백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각종 정치개입 의혹에서 ‘정점’으로 의심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원 전 원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국정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상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특히 MB정부 국정원이 주도한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어버이연합의 김대중 부관참시 퍼포먼스’, ‘배우 김규리 공격’ 사건을 예로 들며 “(국정원이 국민을 상대로) 흑색선전하고, 협박, 인신공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원이 MBC를 장악해 부당 인사조치하고, MB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들을 상대로 벌인 퇴출 공작에 대해선 “생계를 위협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외에도 국정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을 모의하고, TF를 만들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점 등을 언급하며 “건건마다 헌법 대원칙과 국가 공무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무시한 채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심각히 훼손한 사건이다. 결코 정치적 사건에 대한 수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을 대거 소환 조사해 국정원의 위상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의 국가안보나 해외정보 활동, 대북활동 등과 관련없는 수사”라며 “수년에 걸쳐 장기간 은밀하고 복잡하게 추진된 일(공작)이기 때문에 진실규명을 위해 여러 사람을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국정원 관계자 다수가 힘들지만 진실을 규명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공감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국정원 직원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분간 열일을 제쳐두고서라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재차 주문했다.

수사팀은 전날에도 국정원과 군이 벌인 정치공작에 대해 “헌법의 원칙을 훼손한 중대 범죄”라며 “한국 현대정치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정보 공작정치와 군의 정치개입에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고 수사 방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한편 수사팀은 이날 오후 MB정부 국정원 정치공작 의혹의 ‘정점’에 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63일 만에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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