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쟁점예산 ‘공무원 증원’ 출구찾기 고심…결국 또 靑에서?

-野 ‘타협 불가’ 선언에 합의 처리 난항
-판 뒤집을 큰 건 없어 협상도 지지부진
-정치권 “靑, 가이드라인 하달해야”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증원’ 예산(5349억원)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동부의’ 제도에 따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부치더라도 현재로선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결국 공무원 증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야권이 요구하는 사업 예산을 증액하는 ‘주고 받기식’ 협상이 불가피하지만, 이 마저도 난항을 거듭하면서 청와대의 새로운 지침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29일 오전 내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긴급 원내대표단 회동을 열고 법정시한 내 합의 처리를 당부했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2일)을 준수하기 위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협의와 3당 정책위의장ㆍ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2 2 2 회동’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지만 ‘6대 쟁점’ 예산에 막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야권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공무원 증원’ 예산을 놓고 갈수록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타협 불가’를 예고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은 물론 제2야당도 반대하는 철밥통 공무원 늘리기, 최저임금 국민 혈세 보존 예산(일자리 안정자금)을 밀어붙이는 정부ㆍ여당 보면 정부가 여소야대인 국회 상황을 망각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ㆍ여당이 공무원 증원을 고집하면서 예산안이 표류할 조짐이다”면서 “소방관 등 필수 현장 인력은 증원하되 내근직 증원은 무책임한 것이다. 구조 조정과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혁신하는 일이 먼저”라고 말했다. 앞서 김동철 원내대표는 “차기 정부와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주는 공무원 증원은 절대 안된다”면서 “절대 물러날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고 압박했다.

야권이 사실상 반(反) 공무원 증원으로 똘똘 뭉치면서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진다. 향후 5년간 17만여명의 공무원을 충원하기 위해선 첫 해 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ㆍ여당의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물밑 회동에서도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데다 그나마 협상의 여지가 있었던 국민의당마저 강성 반대로 돌아서면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예산안 협상을 하면서 여야간 주고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큰 건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야권을 설득해 판을 뒤집을 만한 반대 급부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청와대가 풀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공무원 증원 예산을 어느 정도 양보할 것인지, 야권이 요구하는 사업 예산을 어느 정도 수용할 것인지 등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새로운 지침을 하달할 때까지 여야의 예산안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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