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주면 성매매 허위 신고”…협박에 우는 시각장애 안마사들

-“경찰 출동땐 하루 영업 끝”…경찰청 앞 시위
-일부 폐업도…경찰 “신고땐 출동할 수밖에”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공권력을 악용해서 돈을 뜯어먹는 사람들입니다. 이들 때문에 안마사들이 죽어나고 있어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만난 1급 시각장애인 안마사 한진수(49) 씨는 흥분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한 씨는 구체적인 증거없이 단순히 남을 괴롭힐 목적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이른바 ‘탕치기’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요구하기 위해 지난 이틀 동안 대한안마사협회 동료들과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나선 안마사협회 측의 요구는 단 하나다. 이들이 고발한 탕치기들을 적극 수사해달라는 것. 최근 몇 년 간 날로 증가하는 탕치기 탓에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안마사협회의 주장이다. 

지난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대한안마사협회 회원들의 모습. [이현정 기자/[email protected]]

안마사협회의 설명에 따르면 탕치기들은 매일 전화해 “돈을 주지 않으면 안마소에서 성매매가 벌어지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한다. 이들이 요구하는 금액은 적게는 5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3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이같은 협박에 굴하지 않고 영업하는 안마사들은 탕치기의 신고를 받은 출동한 경찰 단속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건전한 영업을 하더라도 경찰 단속을 한번 거치고 나면 당일 영업은 끝났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 씨는 “안마를 받고 있던 손님들이 경찰을 보고선 자리를 뜬다”며 “아무리 죄가 없어도 경찰이 단속이 나서는 것만으로도 영업에 큰 지장을 준다”고 주장했다.

안마사협회에 따르면 회원 1만여 명 가운데 이같은 탕치기 피해를 입은 안마사만 100여 명이 훌쩍 넘는다.

탕치기들은 이같은 허위 신고를 하루에도 수 차례 반복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탕치기의 끝없는 허위 신고로 영업에 큰 피해를 본 일부 안마사들은 폐업까지 했다. 탕치기들의 협박에 지친 일부 안마사들은 결국 돈으로 해결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영업 지장을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탕치기에 건네준 금맥만 1000만원이 넘는 안마사들도 부지기수다.

안마사들이 일부 탕치기들의 증거를 확보해 경찰에 고소했지만 협박 전화를 건 후 휴대전화의 유심 칩을 빼버리는 등 탕치기들의 교묘한 수법에 경찰 수사 또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올해 협회 측의 고발로 경찰에 붙잡힌 탕치기들은 겨우 3명에 불과하다. 이들 모두 공갈 혐의로 구속됐다.

일각에선 탕치기들의 이같은 악의적인 신고로 인해 공권력까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기 대한안마사협회 사무총장은 “몇 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던 탕치기들이 최근엔 조직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고, 이를 따라하는 모방범죄까지 생겨나고 있다”며 “안마사들의 영업 피해가 급증하고 공권력까지 낭비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안마사들의 탕치기 피해를 알지만 신고가 들어온 이상 이에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에 출동하는 것이 경찰의 임무”라며 “안마사들의 억울함은 이해 가지만 탕치기 문제는 경찰 수사를 통해 별개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마사협회는 29일 또 다른 탕치기 여러 명을 공갈 혐의로 추가 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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