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 한한령 해제 ①] “中의 치졸한 몽니…한 국가가 일개 기업에 보복이라니”

-中 한국 여행 오픈, 롯데만 빼고 진행
-일각 “협상카드로 ‘여행’ 이용하는 행위”
-“문제해결 정부가 나서줘야” 여론 강해

[헤럴드경제=김성우ㆍ박로명 기자] “중국의 치졸한 몽니다”, “한 국가가 일개 기업을 상대로 보복이라니…이건 아닌 것 같다.”

중국 정부가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그 대상에서 롯데만 쏙 뺀 것을 두고 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은 28일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해 일반 여행사들에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키로 했다. 그동안 사드보복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이 일부 풀린 것이다. 하지만 국가여유국은 한국행 상품을 판매할 때 롯데호텔 숙박이나 롯데면세점 쇼핑은 불허키로 했다. 사드 배치 장소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롯데에 대한 앙금은 해제하지 않은 것이다.

중국이 한한령 일부를 해제하면서도 롯데에 대한 보복은 거두지 않아 치졸한 몽니를 부린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요우커 발길이 끊겨 한적한 명동거리에 중국인 안내 통역사가 서 있다. [제공=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사드 부지와 관련한 롯데에 대한 지속적인 보복, 그리고 다음달께의 한ㆍ중정상회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골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국 정부의 확실한 맞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 국가여유국이 한국행 단체관광 재개를 허용하면서 일차적으로 베이징과 산둥지역 일반 여행사를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두 지역은 소득수준이 높고 한류 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국 관광에 대한 수요도 비교적 높은 곳이다. 이같은 점이 두 지역을 1차 ‘한한령 해제’ 대상으로 지목한 배경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조치에서는 ‘여행루트에 롯데가 들어가선 안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여행객들은 롯데호텔에서 숙박하거나, 롯데백화점을 방문하거나, 롯데면세점을 찾아선 안된다. 기존 제재가 한국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두루뭉술한’ 제재였다면, 이번에는 롯데를 콕 찝으며 불편한 심기를 적시한 것이다. 사드보복을 넘어 ‘롯데보복’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전세기와 크루즈 등 단체 관광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상품들의 비자발급을 불허한 점도 주목된다. 중국인 크루즈 여행객은 제주도 관광객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에는 120만8767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방문했는데, 이중 중국인은 117만4046명에 달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여행상품도 이번 완화 대상에서 빠졌다.

중국의 한한령 일부 해제가 국내에 긍정 효과를 내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은 이래서 대두된다. 실속없는 형식적인 조치. 롯데에 대한 중국 정부의 몽니가 너무 뚜렷하다는 것이다.

면세점 업계 전반은 그래서 판단 유보 중이다.

서울시내 A면세점 관계자는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부진하다는 것은 면세업계 전반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며 “같은 업계에서 현재 상황을 바라보는 입장이 마냥 편치는 않다”고 했다. 다른 면세점 관계자도 “우리도 잘못하면 롯데처럼 보복을 당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뒤따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개 기업에 대한 보복도 불사하는 중국의 사드제재 실체가 드러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확실한 대응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요구사항에 따라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중국 사업도 잃고, 면세업ㆍ관광사업도 위기에처했다”며 “그 점을 정부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그룹은 현재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롯데 관계자는 “중국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내부적으로 크게 당황한 상황”이라며 “향후 추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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