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유기견 “총포 허용” vs “근본대책 아니다” 논란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주인들로부터 버림받은 유기견들이 떼로 무리지어 다니면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총포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10년 전 은평구에서 대규모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이주민들이 반려견을 유기했고 이중 일부가 인근 북한산으로 올라가 무리를 형성한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야생견들은 위협을 받지 않아도 먼저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북한산 곳곳에는 버려진 유기견들이 무리를 지어 생활을 하고 있어 산행에 나선 탐방객을 위협, 민원이 잦다.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핵심 쟁점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야생화된 동물’지정 여부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야생화된 유기견들을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환경부는 유기견을 멧돼지나 고라니와 같이 생태계를 교란하는 동물로 볼 수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런 이유로 야생화된 유기견은 동물보호법의 보호를 받는다. 죽이거나 학대를 가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지자체에서 신고를 받고 포획에 나설 때도 마취총이나 포획틀을 이용해 생포해야 하며 올가미나 덫 등 개에게 상해를 입힐만한 도구는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기존의 포획 방식만으로는 야생 유기견 수를 줄이기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마취 총 역시 동시에 여러 마리를 조준 사격하기 어렵고, 수면에 들기까지의 30분 동안 이동을 하게 되므로 위치 추적이 어려워 효과가 낮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의 시각은 다르다.

김혜란 카라 이사는 “포획이나 사살은 이미 발생된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이므로 애초에 ‘유기’와 ‘들개화’의 가능성을 줄이는 방식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등록제를 통한 유기율 감소와 유기견의 번식을 막기 위한 중성화 수술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지원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2011년부터 자치구를 통해 들개 포획을 시작한 서울시는 2011년 2마리에서 지난해 115마리, 올해 1∼9월 102마리 등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만 놓고 보면 서울시내 유기견 관련 119구조대 출동 건수는 하루 평균 15.2건인 셈이다. 이 가운데에는 개에 물려 다친 사고도 83건이나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발생 장소는 주로 인근 산(77건)·아파트(21건)·도로(21건) 순으로, 아파트에 출몰했던 경우도 대부분 북한산 등 산 주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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