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號’에 소환된 우병우…“4번째 포토라인 숙명으로 생각”

-‘불법사찰’ 혐의로 7개월 만에 검찰에 출석
-‘우병우 라인’ 추명호ㆍ최윤수와 공범 지목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또 다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앞서 개인 비위와 국정농단 은폐 혐의 등으로 특검과 검찰을 오가며 조사를 받아 이번이 피의자로서 네 번째 소환이다.

우 전 수석은 29일 오전 9시52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착찹한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몰려드는 기자들에게 한숨과 함께 “지난 1년 사이에 포토라인에 네 번째 섰다.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불법사찰 내용을 보고 받았냐는 질문엔 “검찰에서 충분히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직권남용 및 국가정보원법 위반 공모 혐의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는 이미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올해 4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엔 이석수(54) 전 특별감찰관을 비롯한 공무원과 민간인을 사찰한 혐의(직권남용 및 국정원법 위반) 등으로 다시 수사대상이 됐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7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게 이 전 감찰관의 동향 수집을 지시하고, 이를 두 차례 ‘비선 직보’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전 감찰관은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과 의경 복무 중인 우 전 수석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을 감찰 중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8명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을 겨냥한 추 전 국장의 사찰에도 우 전 수석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추 전 국장으로부터 우 전 수석 지시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ㆍ관리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앞서 두 차례 구속 위기에서 벗어나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검찰 안팎에선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근혜 정부 내내 줄곧 우 전 수석과 유착 의혹을 받았던 추 전 국장이 구속 기소된 게 가장 큰 변화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부임 후 전열을 새로 짠 검찰은 그동안 추 전 국장과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등 ‘우병우 라인’을 조사하며 진술 확보에 주력해왔다. 지난 24일엔 우 전 수석 휴대폰과 차량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우 전 수석 조사를 마치고 최 전 차장과 우 전 수석에 대해 일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서울고검도 우 전 수석 처가와 넥슨 간의 부동산 거래 의혹에 대해 재수사하기로 결정해 우 전 수석은 또다른 혐의로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 검찰은 우선 이날 불법사찰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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