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역대급 ICBM도발] 美 전역 사정권…北, 75일만에 역대급 ICBM 도발

오늘 오전 3시17분경 평남 평성 일대서 동해안으로 발사
고도 4500㎞·비행거리 960㎞…화성14형계열 미사일 추정
美전문가 “워싱턴도 사정권”…軍, 6분만에 원점 타격훈련

북한이 75일만에 역대급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이번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만30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수도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3시 17분경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4500km,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km”라며 “화성 14형 계열의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4·5면

이 미사일은 53분간 비상해 오전 4시11분께 아오모리(靑森)현 서쪽 방향 250㎞ 지점의 일본 EEZ(배타적경제수역)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연합뉴스]

통상 미사일 비행거리는 고도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최대 사거리는 1만㎞가 넘은 ICBM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고각으로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이번이 가장 높았고, 고도 4000㎞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15일 발사한 ‘화성-12형’은 최대고도 770여㎞로 비행거리는 3700여㎞였다.

미국과 일본도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ICBM급으로 평가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현지시각 28일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역대 북한의 미사일 중 가장 높은고도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ICBM을 발사했다”면서 “솔직히, 북한이 이전에 쏜 미사일들보다 더 높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으로서는 이것은 기본적으로 세계 모든 곳을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계속해서 만들려는 연구·개발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CS)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만약 이 미사일이 도달 거리를 최대화하는 정상 고도로 비행했다면 사거리가 1만3000여km를 넘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미사일은 고각(高角)으로 각각 37분과 47분을 날았던 이전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보다 두드러지게 사거리가 길다”면서 “이런 미사일은 워싱턴DC에 충분히도달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도 이날 새벽 북한이 발사한탄도미사일에 대해 로프티드(loftedㆍ고각) 궤도로 발사돼 4000㎞를 훨씬 넘는 고도에 도달했다며 역대 최장의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 군은 이와 관련,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6분만에 도발에 대응한 정밀타격훈련을 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도발 6분만인 오전 3시23분부터 3시44분까지 동해상으로 적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지ㆍ해ㆍ공 동시 탄착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격훈련에는 육군의 미사일부대, 해군의 이지스함, 공군의 KF-16이 참가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이뤄진 이번 합동 정밀타격훈련에는 사거리 300㎞ 현무-2탄도미사일과 사거리 1천㎞의 함대지 미사일 해성-2, 사거리 57㎞의 공대지 미사일 스파이스-2000이 동원됐다.

신대원ㆍ이정주ㆍ문재연 기자/shi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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