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꺼낸 ‘유엔사 파견국 韓ㆍ日’ 회의…외교ㆍ군사옵션 모두 노렸다

-美, 北 ‘화성-15형’ 도발에 유엔사 파견국 회의 제안
-군사적 대비태세ㆍ비(非)군사적 해법 동시논의할 듯
-美 ‘군사옵션’ 정당성 제공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이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자 미 국무부는 돌연 유엔사 파견국 회의를 소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정치적 압박수위를 높이는 한편, 대북 군사옵션에 대한 정당성 확보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30일 미국과 캐나다가 주도할 유엔사 파견국 외교장관 회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또다른 압박카드라고 분석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6ㆍ25전쟁 때 참전했던 유엔사령부(UNC) 파견국의 외교장관들을 소집한다는 것 자체가 군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라며 “유사시 전력지원, 대북압박 등 군사적 옵션과 긴밀하게 연계된 외교장관 회의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종의 군사압박 카드를 활용한 예방외교”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북핵ㆍ미사일 문제를 단순 북미ㆍ남북 문제가 아닌 ‘국제문제’로 확장시켰다는 데 주목했다. 차 박사는 “백악관과 국무부 논평에 드러났듯이 미국은 북핵ㆍ미사일 문제를 남북이나 북미 문제가 아닌 세계 평화와 관련된 문제로 연관짓고 있다”며 “미국이 유엔사 파견국과 한일 등 주변국 외교장관들과 숙의해 대북 군사옵션을 추진한다고 하면 그것만큼 정당성을 강화시켜주는 장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핵ㆍ미사일에 대한 비(非)군사적 해법에서부터 군사적 해법까지 포괄적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앞서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은 캐나다와 협력해서 유엔사 파견국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및 다른 핵심관계 국가들도 포함해 국제사회가 어떻게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소식통은 “그간 유명무실했던 유엔사를 매개로 새로운 대북제재의 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상봉쇄 등 북한의 경제적ㆍ외교적 제재를 보다 효율적으로 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회의가 언제, 어디서, 구체적으로 어떤 의제를 놓고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는 그동안 논의돼왔던 대북옵션 중 하나”라며 “회의 일정과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유엔사 파견국을 중심으로 한 외교장관 회의 플랫폼은 캐나다 측에서 제안한 것으로, 연말이나 내년 초 캐나다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외교부 관계자는 “관련 회의에 대해 당장 미측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면 회의 일정 및 의제에 대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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