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원유금수 다시 협상카드로…‘中 역할론’ 부각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이 다시 대북 원유금수를 협상카드로 내밀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29일(현지시간) 긴급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중국 역할론을 재차 강조하며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촉구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의 핵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주동력은 원유”라며 “북한의 주요 원유공급원인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직접 요구했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의 ‘생명줄’인 원유공급을 중단하는 것만이 핵ㆍ미사일 도발에 제동을거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헤일리 대사는 과거 원유금수 사례를 거론하면서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 중국은 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9월 채택된 대북결의안 2375호은 정유제품 수출은 대폭 제한했지만 원유공급은 현행 수준에서 동결했다. 중국은 대북원유 수출통계를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간 52만t 가량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도 북한의 석유 공급원이다.

중국은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우하이타오(吳海濤)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중국은 유엔 결의안들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면서 “대북 제재결의가 적절한 수준의 인도주의적 활동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의 원유 금수 요구에 직접 답변하지는 않았지만, 대북 원유공급은 ‘북핵이슈’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적 측면까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의 동시 중단이라는 ‘쌍중단’(雙中斷) 해법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전략 비축유 규모를 감안할 때 최소 3개월 이상 원유공급 중단이나 제한 조치가 이뤄지면 정치ㆍ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국제사회는 원유의 목적을 인도적ㆍ비인도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왔다.

중국이 대북 송유관을 잠그는 데는 기술적 문제도 있다. 중ㆍ조우의송유관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원유는 헤이룽장성 다칭 유전에서 생산된다. 이는 점도가 높은 파라핀계 원유로, 일단 송유를 중단하면 송유관이 막힐 가능성이 크고 기름 유출이나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지난 2003년 2차 북핵위기 때 대북 원유공급을 단 사흘간만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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