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대상된 국정원, 대공수사권 검찰로 이관?… 회의적 반응 많아

-국정원, 대공수사권 포함 모든 수사권 폐지키로
-檢 해외 수사 인프라 없어 현실적으로 쉽지않을 듯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국가정보원이 대공(對共)수사권을 포기하기로 하면서 이 기능을 검찰이나 경찰이 맡을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정작 검찰 내부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은 2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대공수사를 포함한 모든 수사권을 타기관으로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가정보원법 개정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수사권을 어디로 이전할 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 방해‘로 곤욕을 치른 검찰도 국정원 개혁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공수사에서 정보수집과 수사를 구분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 국익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에서는 합법적인 수단을 벗어날 수 있지만, 이후 수사단계로 넘어오면 법적인 절차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국정원이 수사단계에서 불법을 저질렀던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간첩증거 조작사건이다. 당시 국정원은 간첩사건 수사를 하면서 피고인의 중국-북한 국경 통과 기록 서류를 만들어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고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 때도 국정원 개혁론과 함께 대공수사권을 검찰로 이관하는 안이 야권을 중심으로 논의됐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하지만 대공수사는 국정원이, 범죄 사후 처리는 검찰이 맡았던 구조가 오랫동안 유지됐기 때문에 당장 검찰이 대공수사를 맡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해외 활동이 많은 대공수사 특성상 정보수집주체와 수사주체를 이원화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 검찰이 실제 수사를 전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대북정보망과 해외 정보기관과의 협력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검찰의 정보수집 기능은 주로 국내 부패범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검찰이 해외 대공수사를 담당하게 되면 국제사법공조를 거쳐야 하는데, 정식 절차를 밟으면 탈법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는 반면 시간이 너무 지체되는 등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검찰은 사법공조 외에 외교라인을 거치는 단계를 간소화하고 관련기관 간 직접 공조가 가능하도록 업무협약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업무협약에 의한 방법은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당사자가 협력을 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이에따라 국정원의 대공수사 기능을 이관한다면 정보 수집부서 규모가 큰 경찰이 맡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 대공수사를 국가 경찰 산하에 안보수사국을 신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대공수사권이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려면 국정원법 개정안이 국회 심의, 의결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여야 간에 의견차가 커 실제 입법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jyg97@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