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변호사 “이촌파출소 옮겨라” 소송전, 왜?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서울시 교육감 선거 패배 후 정계 생활을 떠난 고승덕 변호사가 서울 용산구 이촌파출소를 상대로 소송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승덕 변호사 배우자 이모씨는 마켓데이 유한회사의 유일한 임원인데, 바로 마켓데이 유한회사가 이촌파출소의 땅 주인이며 이촌파출소를 상대로 소송 중이라고 조선일보가 30일 보도했다.

마켓데이 유한회사의 주소는 고승덕 변호사 사무실 주소와 같고, 파출소 상대 소송 대리인은 고승덕 변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승덕 변호사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촌파출소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있는데, 파출소를 상대로 소송전이 벌어지자 최근 이촌동 주민들이 ‘파출소 철거를 막아달라’며 주민 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15일부터 29일까지 3000명 이상의 주민이 서명했다고 한다.

고승덕 변호사는 지난 2007년 이촌파출소 일대 땅 3149.5㎡를 42억여원에 매입했다. 지하철 이촌역과 200m 거리에 있고 대로변에 접하고 있어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만약 이 땅에 건물을 지을 경우 그 가치는 수백억원에 달할 거라는 것이 이 인근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 땅 일대 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파출소 부지여서 땅 소유주가 파출소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으로 보인다.

고승덕 변호사가 사들인 땅은 원래 정부 땅이었는데 1966년 이촌동에 공무원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서 해당 부지를 공공시설 부지로 주민들에게 제공했다.

1983년 관련법 개정으로 해당 땅 주인은 정부에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 변경됐고, 고승덕 변호사는 2007년 이 땅을 공단으로부터 매입한 것이다. 현재 해당 부지 인근에는 파출소와 놀이터 등이 들어서 있다.

공단이 고승덕 변호사에게 땅을 팔면서 계약서에 ‘파출소로 인한 부지사용제한은 매입자가 책임진다’는 특약 조건을 넣었다. 고승덕 변호사는 그런 제약을 알고 산 뒤에 법적 소송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3년 고승덕 변호사는 먼저 이촌파출소를 상대로 ‘땅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며 4억6000여만원의 사용료와 월세 738만원을 내라고 소송했다. 3년여의 소송 끝에 법원은 파출소 측에 1억5000여만원과 월세 243만원을 내라고 판결했다.

이촌파출소 [사진= 로드뷰 캡처]

‘파출소를 옮기라’는 이번 소송은 이를 바탕으로 한 소송이다. 다음달 12일 양측간 조정 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고승덕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정부의 경찰청 예산에 이촌파출소 이전 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영되지 않자 결국 소송을 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42억원을 주고 땅을 매입한 고승덕 변호사의 권리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촌동 주민들이 ‘파출소를 지켜달라’며 단체 행동에 나선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막무가내로 지키자는 고집보다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촌파출소를 지키기 위해 이촌동 주민들이 월세를 대신 내줄 것이냐’ 등의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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