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여행업체 ’갑질‘에도 먼 산만 보는 정부 당국

-익스피디아ㆍ씨트립ㆍ에어비앤비 등
-여행중개업체 소비자 피해 끊이질 않지만
-공정위ㆍ소비자원 ‘시정권고’는 효력약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주부 조모(30ㆍ여) 씨는 최근 계획했던 연말 가족여행을 단념했다.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익스피디아에서 호텔 할인숙박권을 구입했는데 업체가 일방적으로 조 씨의 숙박분을 취소한 것이다. 업체 측은 ’부정적인 방법으로 상품을 구입했다‘고 취소사유를 댔지만 조 씨는 “나는 안내메일에서 지정한 방식대로 상품을 구입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 직장인 임모(25ㆍ여) 씨는 최근 일본여행에서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했다가 불쾌한 경험을 겪었다. 기쁜 마음에 떠난 일본여행이었는데 숙소에 도착해보니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다. 호스트는 연락두절. 로밍으로 막대한 통화료를 지불하고 한국 에어비앤비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에어비앤비는 귀국한 지금까지도 금액을 환불해주지 않고 있다. 

직장인 임모(25ㆍ여) 씨는 최근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하다 불쾌감을 느끼고 본사측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1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아직 제대로된 대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임 씨 제공]

 
글로벌 여행중개업체들의 방만한 운영이 매번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이를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여행 중개업체 익스피디아는 수천건의 숙박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

얼마전 익스피디아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총 4227개 호텔을 대상으로 50~70%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예약기간은 지난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서울ㆍ부산ㆍ제주 등 국내호텔 숙박권들도 여기에 함께 포함됐다. 정가 40만원의 국내 호텔도 행사를 통해 20만원 초반대로 구입이 가능했다. 자연스레 많은 소비자들이 익스피디아를 찾았다.

[사진설명=익스피디아 메인 페이지 모습]

그러나 업체는 지난 28일 예약 상품에 대한 ’돌연 취소‘를 발표했다.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고객님에게 사용된 쿠폰은 유효하지 않다”며 취소를 통보했다. 현재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도 취소통보를 받으며 소비자 피해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줄을 잇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기간에는 글로벌 여행사이트 씨트립(C-Trip)의 홍콩익스프레스 항공권이 무더기로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항공사가 황금연휴를 불과 하루 앞두고 항공편 18편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20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큰 손해를 입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모바일 숙박예약’ 관련 소비자상담은 지난 2015년 149건에서 2016년 435건으로 뚜렷히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까지 접수된 민원건수도 156건에 달한다. 상당수는 계약해제ㆍ해지, 계약불이행, 청약철회 등이다. 

여기에 공정위와 소비자보호원이 거듭 시정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성과는 미흡한 상황이다. 소비자원과 공정위의 시정권고는 말그대로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최근 공정위는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아고다, 부킹닷컴 등 4개 여행중개업체에 불공정약관 시정을 명령했지만, 일부 업체는 아예 이를 외면했다. 에어비앤비도 지난해 공정위의 ‘약관 수정’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았고, 현재 검찰에 고발된 상황이다.

소비자 피해는 점차 가중되고 있다. 억울한 상황임에도 국내에 서비스민원 처리소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문제를 하소연할 수단조차 마땅치 않은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원이나 공정위의 시정권고는 사실상 권고에 불과하다”며 “해외여행이 늘어나고, 해외 여행업체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텐데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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