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완화 조짐에도…화학업계 덮치는 中 ‘반덤핑’ 그림자

- SM 반덤핑 임박…작년 SM 중국 수출 123만톤, 전체 생산량의 40%
- 中 수입 끊어버린 PTA 전철 밟을까 우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산 화학제품에 대한 수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은 한국, 대만, 미국산 스타이렌모노머(SM)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이르면 내달께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 반덤핑이 임박했다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SM의 수출길이 막힐 때 벌어질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SM은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완구 등에 사용되는 PS, ABS 수지 등의 석유화학 원료다. 국내에서는 한화토탈(106만톤), LG화학(68만톤), SK종합화학(66만톤), 롯데케미칼(58만톤) 등이 SM을 생산한다. 2016년 국내 SM 생산량은 305만톤 규모로, 이중 123만톤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생산량 중 40%가 수출 물량으로, 이 가운데 90% 이상이 중국으로 팔렸다.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한화토탈 대산공장 전경 [제공=한화토탈]

중국도 한국산 SM 수입량이 다른 수입국 가운데 가장 높다. 코트라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SM 350만톤을 수입했다. 한국산 비중은 최근 몇 년간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반덤핑 조사는 중국 정부가 자국 석유화학산업 보호ㆍ육성을 위해 꺼내든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대규모 SM 설비투자로 자급률을 2013년 53%에서 2017년 62%까지 끌어올렸다. 2021년 80% 자급률을 목표로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발생할 시나리오는 SM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자체 공장을 신ㆍ증설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자급률도 함께 높이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SM 수출가격은 국제가 기준으로 결정되기에 덤핑 소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PTA, POM(폴리아세탈) 등의 사례 때도 같은 논리가 관철되지 않아 반덤핑 판정을 받은바 있어 당장은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1.7% 관세가 붙은 SM에 추가 관세가 매겨지면 국내 업계는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0년 반덤핑 판정 이후 중국이 수입을 끊어버린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PTA는 한때 한해 수출액 45억달러에 달했으나, 반덤핑 판정 이후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면서 수출이 급격히 줄었다. 이에 정부는 2016년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PTA 설비 통폐합 등 산업 구조조정을 주문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M 반덤핑 타격은 수출물량 측면에서 PTA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세계 최대 화학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이 반덤핑 제재 품목을 늘려가는 것은 석유화학업계의 큰 걱정거리고 대책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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