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압박하는 트럼프, 北 송유관 얼마나 잠그게 할까?

美 ‘대북원유공급 중단’ 카드
中 공급 상한선 조정 택할듯
원유수출 늘린 러도 최대변수

북한의 ‘본토 전역’ 타격 위협에 뿔난 미국이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란 초강력 카드를 꺼냈다. 대북 원유공급 중단은 김정은 정권의 붕괴로 이어지는 ‘결정적 한방’으로 꼽힌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북한 지도부의 ‘돈줄’로 꼽히는 유류공급 및 외화벌이 수단 차단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대북 유류공급의 30%, 무역 90%를 각각 차단했지만, 원유공급은 현행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제재 효과는 확실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지난 10월 포착된 북한의 유조선은 단 한 건에 불과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연료공급에 차질이 생긴 상태”라며 제재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9일(현지시간) 안보리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통화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요구했다”며 공개 압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29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북한의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과 관련, ”만약 전쟁이 난다면, 이는 어제 목격한 것 같은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며 ”실수하지말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중국은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우하이타오(吳海濤)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회의에서 “중국은 유엔 결의안들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면서 “대북 제재결의가 적절한 수준의 인도주의적 활동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의 원유 금수 요구에 직접 답변하지는 않았지만, 대북 원유공급은 ‘북핵이슈’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적 측면까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하지만 중국도 ‘전면’까지는 아니어도 원유공급 상한선을 더 낮게 조정하는 데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과 중국을 겨냥한 것이 분명했다. 북한은 시 주석의 특사인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북한 지 2주도 안돼 도발을 감행했다. 더구나 쑹 부장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면담 불발로 중국은 체면을 구긴 상황이다. 북한이 30일 열리는 시 주석의 집권 2기 첫 다자외교 행사인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 전날 ICBM급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점도 눈에 띈다.

북한은 올 들어 중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대일로 포럼 등 외교적 행사를 열 때마다 미사일 도발을 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정권붕괴를 우려해 중국이 전면중단에는 반대할 것”이라며 “하지만 현 상한선에서 50% 낮추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연간 유류소비량은 100~150만t 가량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 가운데 50여만t은 원유 형태로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시작해 압록강을 지나 평안북도 피현군 봉화화학공장까지 이어지는 30여㎞의 송유관을 통해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러시아로부터도 매년 20~30만t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유엔 안보리 2375호는 원유뿐만 아니라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를 명시하고 있다.

북한의 전략 비축유 규모를 감안할 때 최소 3개월 이상 원유공급 중단이나 제한 조치가 이뤄지면 정치ㆍ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국제사회는 원유의 목적을 인도적ㆍ비인도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왔다.

러시아의 역할도 관건이다. 올해 1~5월 러시아의 대북 원유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이상 증가했다. 북한과 중국의 사이가 소원해진 틈을 타 러시아는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미국에 북한과의 무조건적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문재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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