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남북협력기금 대폭 삭감’ 합의

北 ICBM 도발로 820억 감액
文정부 ‘한반도 구상’에 빨간불

북한이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 하자, 여야가 새 정부의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 지원, 비무장지대(DMZ) 생태ㆍ평화안보관광지구 개발 사업 등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도 빨간불이 켜졌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29일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보류안건심사 소위원회(이하 소소위)를 열어, 2018년도 남북경협기금 예산 1조462억원 중 820억원을 감액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근혜 정부가 2017년 책정한 9627억원 보다 오히려 소폭 더 줄어들었다. 소소위 회의에 참석한 야당 간사 의원은 “북핵과 미사일 도발로, 여야가 올해보다 3억원을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또 다른 야당 간사 의원은 “북핵 도발로, 현재보다 증액할 수 없다는 야당의 의지가 포함 된 것”이라고 했다.

그 동안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북한 도발을 이유로 남북협력기금의 전액삭감을 주장해왔고, 여당은 대북관계 개선에는 여야가 없다며 정부 원안 고수를 주장했다. 하지만 전날 ICBM 시험 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여당이 물러서면서 박근혜 정부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통일부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추진 계획’에 따라 남북협력기금을 예산을 편성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우리 경제 영토를 동북아와 유라시아까지 확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경제통일’ 구상이다. ▷동해권 에너지ㆍ자원벨트, 서해안 산업ㆍ물류ㆍ교통벨트 등 경제·평화벨트 구축 ▷민관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단계적 남북한 시장통합 ▷ 남북접경지역 발전 등이 포함됐다.

통일부는 이에 따라 남북협력기금 예산은 지난해 보다 8.7% 늘어난 1조262억원으로 늘려 편성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업비 1조430억원, 기금운영비 32억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항목별로 보면 경제협력기반이 2480억원, 이산가족교류지원 120억원, 사회문화교류지원 129억원, 개성공단지원 312억원이 각각 책정된 바 있다. 또 DMZ 생태·평화안보관광지구 개발 관련 예산 3억원도 신규편성됐다.

특히 경제협력기반 항목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따라 크게 늘어났다. 남북교류협력기금이 삭감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 모두 차질을 빚게 됏다. 또 남북협력기금으로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안보관광지구 개발 사업 등을 새롭게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여야가 2017년 수준의 예산을 책정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들 사업 모두가 불투명해졌다. 

박병국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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