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연준 의장 “美 공공부채 급증, 잠 못 이룰 일” 경고

-“부채 지속 가능성 우려…장기대책 마련해야”
-세제개편안 형평성 문제도 지적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 재확인
-“옐런 발언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 미칠 것”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의 공공부문 부채 누적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와 공화당이 추진 중인 세제개편안이 국가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옐런 의장은 29일(현지시간) 미 상ㆍ하 양원 합동경제위원회 보고에서 향후 미국 경제가 직면하게 될 과제로 ‘부채 궤도의 지속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재정 적자 확대를 막기 위한 의회 안과 관련해 의견을 묻는 질문에 “재정 전망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의회의 몫”이라면서도, 의회예산국(CBO) 보고서를 근거로 향후 20년 간 부채 궤도의 지속 가능성이 크게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9일(현지시간) 미 상ㆍ하 양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옐런 의장은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는 75%로, 두려워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낮다고 할 수도 없다”며 “이 문제는 사람들을 밤에 잠 못 이루게 할 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적자 전망이 “매우 중요한 관심사”가 돼야 한다며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BO는 최근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추진하는 세제개편안이 향후 10년간 국가부채를 1조4000억 달러(약 1524조 원) 가량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이미 20조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옐런 의장은 계층 간 소득 불평등 심화를 경계하면서 세제개편안의 ‘형평성’ 역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이 장기적으로 미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을 연간 수천달러 이상 인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CBO는 세제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빈곤층은 타격을 입고 연소득 10만 달러(약 1억9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이 감세 등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분석했다.

옐런 의장은 미 경제의 ‘실질성장률’은 실망스러울 만큼 더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저하게 느린” 생산성 향상이 실질임금 상승을 가로막아 장기적인 미국 경제 전망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 상반기 미국의 실질임금은 지난해 동기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쳤다.

다만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의 최근 성장에 대해선 고무적인 평가를 내렸다. 허리케인 하비ㆍ어마 여파에도 2분기 연속 3% 성장률을 이어갔고, 지난달 고용시장에선 26만 건 넘는 일자리가 추가된 점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견조한 노동시장을 유지하고 물가상승률을 연준 목표치 2%에 안착시키려면 점진적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옐런 의장의 경제 및 노동시장에 대한 낙관적 평가가 다음달 추가 금리인상이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는 시장 기대를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BK 자산운용사의 매니징 디렉터 보리스 슐로스버그는 “옐런은 최고의 경제 예측가 중 하나로서 과소평가된 면이 있다”며 “연준 의장 임기가 끝나고 있음에도 옐런의 발언은 여전히 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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