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민영화 반대’ 철도노조 파업…법원 “2차 파업은 정당”

-법원, “1차파업은 근로조건 개선과 무관” 불법
-“2차파업은 임금협상 교섭 촉구가 주 목적…정당한 파업”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지난 2013년 말 한국철도공사의 수서발 고속철도(SRT) 민영화에 맞서 철도노조가 벌인 1차 파업은 근로조건 개선과 무관한 불법파업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이듬해 초 이뤄진 2차 파업은 임금 인상을 주 목적으로 한 정당한 쟁의였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철도노조와 소속 근로자 14명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부당한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2차 파업에 참여했다는 점이 징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근로자 4명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또 1인승무시범운영방해, 소장에 대한 폭행 등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징계가 과도하다며 근로자 6명에 대해서도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철도노조의 1차 파업은 근로조건 개선과 무관한 불법파업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철도노조는 사측에 처분권한이 없는 ‘철도민영화 저지’를 관철할 목적으로 파업을 했다기보다는 수서발 KTX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의 출자 결의 저지’를 주 목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의 가부 결정은 경영주체인 철도공사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이라며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수서발 KTX법인이 설립되면 근로조건이 후퇴할 것으로예상되더라도 이를 별개 사안으로 교섭했어야 한다고 재판부는 부연했다.

반면 2014년 2월 진행된 철도노조의 2차 파업은 임금 인상을 목표로 한 정당한 파업이었다고 재판부는 판결했다. 재판부는 “2차 파업 전 철도노조는 ‘2013년 임금협약이 체결되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했고 실제 임금협약을 체결하자 각종 투쟁지침과 쟁의대책위원회를 해소했다”며 “2차 파업이 임금협상과 무관한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사측은 임금협상은 명목에 불과했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측과 노조는 종래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해 단체 교섭을 하면서 근로조건과 무관한 현안사항도 함께 논의해왔다”며 “노조가 수서발 KTX법인 설립과 관련한 사항을 요구한 사정만으로 임금협상에 관한 성실한 교섭 촉구가 명목에 불과하다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철도노조는 한국철도공사의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이 사실상 ‘철도 민영화’라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12월 노조원 8639명의 참여로 23일 간 파업에 나섰다. 이후 노조는 수서발 KTX법인 설립과 2013년 임금협약 안건과 관련해 여러차례 사측과 교섭을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이듬해 2월 2차 파업을 벌였다. 철도공사측은 이들의 파업이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과 관계없는 불법파업이라며 일부 노조원들에게 감봉과 정직의 징계처분을 했다. 이 노조원들은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ㆍ재심 신청을 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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