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헝가리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 유력…전기차배터리업계 동유럽 진출 러시

- ‘완성차업체 접근성↑, 물류비ㆍ인건비↓’ 이점
- 유럽도 자체 배터리개발 박차…국내 업계 예의 주시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국내 전기차배터리업계가 일제히 동유럽으로 달려가고 있다.

삼성SDI, LG화학은 지난해 동유럽 생산공장 건설을 잇달아 발표한 데 이어 SK이노베이션의 유럽 전기차배터리 공장 부지로 헝가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심장 유럽에서 3사의 ‘배터리 전쟁’이 뜨겁게 전개될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북부 코마롬 약 40여만㎡ 부지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착공시점은 내년 2월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0년 상업생산이 목표다.

앞서 삼성SDI, LG화학은 지난해 동유럽 생산공장 건설을 잇달아 발표했다. 삼성SDI는 2018년 상반기부터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공장에서 연간 5만대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코비에르지체에 자리를 잡고 연간 10만대 규모로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전기차 이미지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

동유럽이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의 전진기지로 떠오른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주고객인 유럽 완성차업체와 현지에서 협상이 가능해진다. 스펙이나 물량 등 공급 사항을 생산에 민첩하게 반영할 수 있다. 유럽이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장인 만큼 성장 잠재력도 높게 본다.

여기에 인건비나 물류비 등이 싸 공장 부지로 최적이라는 평가도 얻고 있다.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도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배터리를 들여오는 것보다 물류비 면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유럽은 국내 전기차배터리 3사 뿐만 아니라 많은 업체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아직까지 배터리 불모지에 가까웠던 유럽은 최근 민ㆍ관 양측에서 배터리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유럽연합(EU) 집행부는 내년 2월에 열리는 EU 청정에너지 산업포럼에서 ‘EU 배터리연합(EU Battery Alliance)’ 설립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EU는 총 22억유로(2조8000억원)를 지원해 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투자 유치, 무역 이슈 해결과 개발 혁신 등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와 무관해 보였던 기업들도 개발에 뛰어들었다. 시계로 유명한 스위스 스와치그룹은 바나듐(Vanadium)을 사용한 배터리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무선청소기의 대명사 다이슨도 전기차 진출을 선언했다. 최근 다이슨 CEO 제임스 다이슨은 직원에게 20억파운드(3조원)를 투입해 2020년부터 배터리로 구동하는 자동차를 생산ㆍ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완성차업체인 BMW도 자체적으로 배터리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BMW는 다만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지 여부와 무관하게 배터리 관련 지식을 얻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했다.

링 위에 오른 플레이어가 많아지면서 국내 배터리업계는 진검승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LG화학과 삼성SDI 등은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 출하량 5위 안에 드는 선두주자지만 언제든 따라잡힐 수 있다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 업체들이 개발해 온 리튬이온 소재 개발력을 따라잡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후발주자가 배터리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도 있어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은 우려스러울 수 있지만 현재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1~2%에 불과한 상황에서 많은 업체가 들어와 시장 파이를 키우는 효과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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