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하철 안전’과 맞닿아 주목되는 9호선 파업

서울지하철 9호선 노조가 30일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출퇴근 시간 등 이용 시간대별로 근무 인원을 조정하는 방식이라지만 파업 첫날 열차 고장까지 겹쳐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노조는 이달 5일까지 이런 방식으로 파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불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파업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이유가 ‘지하철 안전’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설립된 노조가 지하철9호선(개화~신논현)을 운영하는 서울9호선운영주식회사를 상대로 요구하는 것은 결국 근무 여건 개선이다. 근무 형태를 3조2교대에서 5조3교대로 변경하도록 인력을 확충하고, 다른 지하철 운행기관에 준하는 휴식을 보장하라는 것 등이다. 이런 정도는 해결이 돼야 안전한 지하철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인 셈이다. 박기범 노조 위원장도 출정식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9호선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임금을 올려달라며 협상을 벌여왔던 그동안 지하철 파업과는 결이 다르다.

실제 9호선 인력 운영은 1~8호선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운행구간이나 운행㎞와 횟수가 비슷한 4호선과 비교하면 9호선의 인력은 68%에 불과하다. 휴식 시간도 절반 밖에 되지 않고 새벽운전과 밤샘 근무도 더 자주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얼마전 수도권 광역버스 추돌 참사도 결국 과로한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이 그 원인이었다.

문제는 9호선 운영 회사의 특이한 구조 때문에 근무 여건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현재 민간자본인 프랑스계 RDTA가 80%, 로템이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회사가 아무리 흑자를 내도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아갈 뿐이다. 근로 환경이나 운행 여건 개선에 대한 투자는 거의 이뤄지기 어렵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9호선 하루 이용객은 50만명에 이른다. 운영회사의 구조가 어떻든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은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이다. 그러려면 기관사들에 대한 최소한의 휴식권 보장은 필수다. 그렇지 않아도 9호선은 평소에도 운행 객차량이 4칸으로 기존 지하철의 절반에 불과해 ‘지옥철’로 악명이 높다. 노조가 이번에 파업을 하면서 ‘객차 증량’을 함께 요구한 것도 혼잡도를 조금이라도 낮춰보려는 의도다. 서울시는 물론 정부도 이번 파업을 9호선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차제에 공공시설의 민자운영 방식도 전면 재점검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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