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증가 투자 저조…소득 늘어도 지갑 안연다

총저축률 1.2%p ‘쑥’…총투자율 0.1%p ‘뚝’

올해 3분기 우리나라의 총저축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갑기만 한 소식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우리 국민이 소득이 늘어난 만큼 돈을 쓰지 않고 저축을 늘렸기 때문으로, 자칫 소비ㆍ투자 위축으로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리 국민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소비나 저축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인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439조1000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분기(425조6000억원)보다 3.2%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저축으로 쓴 돈은 총 162조원으로, 전기 대비 6.7% 늘어났다. 총저축액을 국민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총저축률은 전분기보다 1.2%포인트 오른 36.9%로 파악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분기(37.2%)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올해 1분기(36.9%)와 동률이다.

한국은행은 총저축률이 이처럼 상승한 배경으로 국민총처분가능소득( 3.2%)이 최종소비지출( 1.2%)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최종소비지출액을 주체별로 보면 정부는 67조6000억원으로 1.7% 증가했고, 민간은 277조1000억원으로 전기보다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민간 부문의 증가율은 2분기(2.1%)에서 반토막 났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소득이 증가한 만큼 씀씀이를 키우지 않고 저축만 늘렸다는 뜻이다.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감과 가계 빚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올 3분기 중 가계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0.2% 감소해 8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문제는 과도한 저축률 상승은 가계소비 감소, 기업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자칫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뜨리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투자 지표를 보면 국내총투자율이 31.4%로 전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이런 우려를 부채질한다. 반면 국외투자율은 5.6%로 1.4%포인트 올랐다.

국내총생산(GDP) 구성지표를 보더라도 설비투자는 0.7% 증가해 지난해 1분기(-7.0%) 이후 6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계류가 산업용 전기기기와 정밀기기를 중심으로 4.7% 증가했지만, 항공기를 중심으로 운송장비가 9.0%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강승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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