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책임론ㆍ역풍은 어디로

- 예산안 설명ㆍ설득할 책임있는 여당, 버티기로 일관
- 여야 ‘문재인 대통령’ 이름 쟁탈전에 결국 법정시한 못 지켜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예산안이 결국 2일로 정해진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당장 30일 이후 집행해야할 2018회계연도 예산을 국회가 막은 셈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책임론과 역풍이 불 수 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으로 의사일정을 관리하고 예산안을 야당에 설명ㆍ설득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번 회동에서는 지지부진한 ‘버티기’로 일관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수 시간 회동을 하고도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2일까지 반드시 협력하겠다는 이야기”라며 “그 이야기를 길게 나눴다”고 했다. 구체적인 ’어떻게’와 ‘왜’가 빠진 채 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강조한 셈이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는 통화에서 “정부와 여당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야당을 설득해야 했었다”며 “정치는 타협이고 협상인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이를 의식한 듯 구두논평에서 “선진화법 시행 이후 예산안의 법정기한을 지키지 못한 첫 번째 사례가 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며 “여소야대의 국회를 절실하게 실감했다. 월요일까지 통과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사진설명=내년 예산안 법정 시한 처리가 불발된 2일 오후 9시 50분께 본회의가 정회되자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야당도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만 들어가면 결사반대를 외쳤기 때문이다. 앞서 보도한 ‘예산안 보류목록 161개’를 보면 그 중 43%가 문 대통령 100대 국정과제 관련 예산안이었다. 여야가 대통령 이름 쟁탈전에 나선 셈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앞서 “문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것은 모두 보류하고 재보류하고 재재보류했다”고 전했다.

여당이 무조건 보류로 일관하자 야당도 포기해버렸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소위가 2 2 2 회동으로 공을 넘긴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소소위 차원에서 논의하기엔 ‘버겁다는 판단’이었다. 원포인트로 협상하고자 지도부 간 회의가 시작했지만, ‘대통령 이름값’인 공무원 증원ㆍ일자리 보전은 여전히 결사반대에 부딪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론적으로 역풍은 야당에 불게 돼 있다”며 “야당이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 교수는 “야권 전체가 반대 논리를 명확하게 잡고 공조했다”며 “예산안에 대해 야권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역풍은 여당으로 분다”고 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지켜봤을 때는 민주당으로 불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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