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석방논쟁 2라운드…대법원장 vs. 현직판사 설전

[헤럴드경제=이슈섹션] 김관진 전 장관의 석방을 놓고 대법원장과 현직 판사가 갈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김관전 석방 논란이 2라운드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1라운드는 석방을 결정한 신광렬 수석부장판사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었다면, 2라운드는 현직판사와 대법원장의 설전이다.

김관진 전 장관은 구속된 뒤 자신의 구속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는 구속적부심을 신청, 결국 석방됐다. 그러자 석방을 결정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51부 신광렬 수석부장판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됐다.

신광렬 수석부장판사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고향이 같고, 같은 대학 같은 학과 동문, 연수원 동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신광렬 판사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경북 봉화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연수원 동기(19기)다.

한편, 여론의 비난에 대해 대법원장이 자제를 요청하는 입장을 보였고, 이를 다시 현직 판사가 공개 비판하는 모양새가 그려졌다.

김동진 인천지법 부장판사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동진(48, 사법연수원 25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김관진 전 국방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등을 풀어준 구속적부심 결과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글을 남겼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지법 형사수석부의 3회에 걸친 구속적부심 석방 결정에 대해 동료 법관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납득하는 법관을 본 적이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법관 생활 19년째인데 구속적부심에서 이런 식으로 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그 법관의 권한 행사가 서울시 전체 구속 실무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 놓고 있다”며 신광렬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직격했다.

한편, 지난 1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일규 전 대법원장 서세 10주기 추념식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결과를 과도하게 비판한 것은 법치주의에 어긋난다”면서 “재판의 독립을 지키는 것이 법관의 직업적 미덕”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관진, 임관빈 석방결정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수석형사부(부장 신광렬)를 공개 옹호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부장판사는 앞서 지난 1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 결과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행위는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어긋난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우려를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 부장판사는 “이걸 비판하는 게 왜 정치 행위라는 식으로 폄훼돼야 하는가, 벌거숭이 임금님을 향해 마치 고상한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일종의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이) 차라리 침묵 기조를 유지했어야 했다”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종래의 사법부 수장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는 지적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의 이런 공개 비판 행위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 법관윤리강령 제4조5항은 ‘법관은 교육이나 학술 또는 정확한 보도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공개적으로 논평하거나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지난 2014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재직 중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1심에서 사실상의 무죄판결을 받자 “승진을 앞둔 판사가 ‘지록위마’와 같은 판결을 내렸다”며 직설적인 비판을 법원 내부망에 올렸다가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의 목소리에 동조하는 법관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진 전 장관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된 뒤 며칠 만에 다시 법원의 구속적부심에 따라 석방되면 사법부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토론의 가치가 있지만, 대법원장이 먼저 선을 그으면서 법원 내부의 언로를 막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