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성희롱 ‘지인능욕’ 계정…“처벌해달라” 靑 청원 3만 7000명 동참

-“언제까지 공포에 떨어야 하나”…강력 처벌 촉구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일반인 사진과 신상정보를 올리고 성희롱 대상으로 삼는 이른바 ‘지인 능욕’ 계정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해당 범죄를 처벌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당 계정과 범죄 행위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 글에는 현재까지 3만 7000여 명이 서명했다.

지난 30일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해외 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무분별한 일반인 모욕 사진의 유포를 처벌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 글은 “일반인 여성의 사진이 ‘음란물’로 둔갑해 무단 배포되면서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주는 상황을 지적하고 법 개정을 촉구했다.

지인 능욕 계정이란 일반인 여성의 사진을 이름ㆍ나이ㆍ지역ㆍSNS 계정 등 신상정보를 사실 혹은 임의로 기재해 게재하고, ‘걸레’ 등의 저급한 성적 표현으로 모욕하는 SNS 계정을 말한다. 일반인 사진을 퍼간 후 “○○학교 ○학년 ○○○이다.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소개해 명예훼손 하는 경우도 있고, 일반인 사진과 음란물을 합성한 전라 사진 형태로 재가공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인 사진을 보내주면 ‘지인 능욕’ 게시물을 만들어주겠다는 SNS 모집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청원 글은 이런 상황을 “일반인 여성을 비롯하여 미성년자의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사진이 “지인 능욕”이라는 콘텐츠로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해외 사이트라는 이유만으로 국가가 이러한 범법행위를 눈감아 주는 것은 옳지 못하다. 온라인상의 범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인 능욕 계정의 일반인 ‘모욕’ 수준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 걸레라는 표현조차 수위가 매우 낮은 모욕 축에 속한다. 이런 계정들은 성인 여성은 물론이고 교복을 입은 미성년자들의 SNS 사진까지 무단으로 도용해 게재하고 있어 청소년마저 범죄에 노출돼 있다.

이처럼 범죄 대상을 가리지 않는 범죄행위 탓에 청원에 참여한 청원인 다수는 자신이 SNS에 올린 평범한 사진들 역시 지인 능욕 계정에서 음란물로 합성돼 소비되는 게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A 양은 “떨리는 손으로 내 이름을 검색해봤다. 동명이인의 수많은 피해자 게시글 속에 내 사진만 없다는 데 안도감을 느껴야 하는 상황이 절망스럽다”고 적었다. 또 다른 청원인은 “남의 사진을 악의적으로 사용하고, 또 그걸 다른 사람에게 팔기도 하면서 돈을 번다니 어이가 없다. 경찰에 붙잡혀도 그렇게 번 돈은 고스란히 챙긴다는 게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이런 지인 능욕 범죄는 합성사진 판매한 경우를 음란정보유통죄로, 사진을 제보한 경우는 사이버명예훼손혐의로 각각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판매하지 않고 소지만 하는 경우에 대해선 처벌 근거가 없다. 돈을 받고 사진을 팔아 금전적 이득을 취했더라도 범죄 수익 환수 규정이 없어 처벌에 그치는 등 관련 입법이 미비한 상황이다.

또한, 텀블러 등 해외 법률 규제를 받은 기업들이 한국 정부의 시정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점도 경찰 수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2017년 방통위의 ‘성매매·음란’ 시정요구 3만200건 중 2만2468건이 텀블러였지만 텀블러 측은 ‘우리는 미국 법률의 규제를 받는 미국 회사다.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며, 성인 콘텐츠는 당사 정책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시정을 거부한 바 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