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세먼지 잡다가 얼어죽을 판…난방 대란, 시진핑 정권 새 난제

난방연료 석탄→가스 대체 강행이 원인
공급 부족에 가스값 천정부지
유치원 학대, 빈민층 철거와 함께 인도주의 위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이 미세먼지 해소를 위해 난방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대체했다가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천연가스 부족이 최소 5년 안에는 해소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관영 언론마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며 ‘난방문제’가 시진핑 정권에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5일 “주민들이 당장 얼어 죽을 지경인데도 지방정부는 석탄 난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들은 상부에 어떻게 보고할 지가 더 큰 고민”이라면서 “관료주의의 폐단”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이 스모그의 주범인 석탄 난방을 금지한 후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난방 중단 사태를 맞은 가운데 한 중국인이 가스통을 자전거에 싣고 달리고 있다. [사진=화상왕]

또 베이징 유력 일간지인 신경보는 “정부가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만약 석탄 난방이 불가능하다면 일부 시간대의 전기료를 인하해서 주민들이 난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건의했다.

홍콩 봉황망은 사설을 통해 “모든 중국인들은 미세먼지를 없애고 깨끗한 공기를 원한다. 때문에 난방을 천연가스로 바꾼 것 아니냐”면서 “하지만 주민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도 얼어붙을 것”이라며 정부에 경고를 날렸다.

미국의 중국어 신문 다지위안은 “중국 정부가 석탄 금지령을 강행했지만 가스관 설치 지연과 천연가스 공급 부족 등으로 28개 도시의 1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혹한에 내몰렸다”면서 “최근 발생한 ‘유치원 아동 학대’와 ‘대도시 빈민촌 철거’에 이어 세번째 인도주의 위기”라고 평했다.

중국 정부는 심각한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석탄 난방을 지목하고 올해부터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허베이(河北)성과 주변지역 등 28개 도시의 300만 가구에 대해 석탄 난방을 천연가스로 바꾸는 정책을 펼쳤다.

가스 충전소에 ‘가스 중단’이라고 쓰여 있는 모습. [사진=화상왕]

하지만 지방 정부는 가스 공급망을 확충하거나 가스 비축량을 늘리는 등의 대비책을 준비하지 않은 채 목표 할당량을 맞추는데만 급급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가 석탄 보일러를 철거한 후, 가스 난방 시설을 설치할 인력이 부족해 난방 자체가 없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석탄 난방이 금지된 지역은 11월말이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지역이다.

허베이(河北)성의 경우 병원에도 가스 공급이 제한되면서 환자와 신생아가 위험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지난 1일 시 정부에 “응급환자와 신생아 보호를 위한 최소 2만㎥의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해 달라”고 호소하는 공문을 보냈다. 산시(山西)성 셴양(咸陽)시에서는 지난달 20일 천연가스 부족으로 인해 1000여 가구에 대한 난방용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중국 국무원 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 내 천연가스 소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7% 증가했다. 그 여파로 지난 9월 LNG가격은 t당 9400위안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돌파했다. 11월 중순 본격적인 난방 시즌이 시작된 이후에는 수급 불균형이 악화되면서 LNG 부족 사태가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LNG 수입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리고, 각 지역 국영 가스회사들을 소집해 ‘가격을 안정화시키라’고 압력을 가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 전문가들은 중국의 천연가스 소비량과 공급량을 감안할 때 5년 안에 가스 기근을 해결하기 힘들다고 보고있어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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