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EU, 브렉시트 협상 타결 불발…아일랜드 국경 잡음

-이번주 다시 만나 1단계 협상 마무리할 듯
-‘이혼합의금’ 1000억 유로 규모 합의
-아일랜드 국경 문제 이견 추정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유럽연합(EU)과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에서 합의에 근접했으나 일부 이견으로 완전 타결에는 실패했다. 양측은 금주 내 다시 만나 오는 14~15일로 예정된 EU 정상회의 전까지 1단계 협상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만나 EU 탈퇴 조건 등 브렉시트 협상에서 첨예한 쟁점을 논의했다. 

장 클로드 융커(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본부에서 브렉시트 협상을 한 후 기자회견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등 뒤로 지나가고 있다. 양측은 영국의 탈퇴 조건을 주로 다룬 이날 1단계 협상에서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상당 부분 좁히며 합의에 근접했으나 아일랜드 국경 처리 문제를 놓고 파열음을 노출했다. [브뤼셀=EPA연합뉴스]

이후 기자회견에서 융커 위원장은 “지난 며칠 간 남은 탈퇴 조건 이슈들에 관해 거둔 진전에도 불구하고 오늘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융커 위원장은 “실패는 아니다”면서 “EU 정상회의 이전에 ‘충분한 진전’에 도달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대 쟁점인 ‘이혼합의금’(EU 재정기여금)은 약 1000억 유로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대(對) EU 자산 등을 감안하면 실제 지급액은 400억~500억 유로(52조~65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이를 수 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아일랜드공화국(이하 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를 둘러싼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앞서 BBC방송 등은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에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유지를 허용하는 내용에 메이 정부가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메이 정부는 영국령인 북아일랜드가 통상관계에서 영국과 분리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아일랜드섬 내부 양측에 규제 일치가 있어야 한다는 아일랜드 측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민주연합당 알린 포스터 대표는 성명을 내고 “북아일랜드는 영국 다른 지역과 같은 조건으로 EU를 떠나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아일랜드 레오 바라드카르 총리는 “영국 정부가 오늘 아침 합의됐던 바를 결론지을 입장에 있지 않은 것 같아 놀랍고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메이 총리가 아일랜드섬 ‘규제 일치’를 약속해 놓고 이날 회동에선 말을 바꿨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아일랜드의 혼란은 독특한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국은 1차 세계대전 뒤 국제적 압박으로 북아일랜드 지방을 뺀 아일랜드를 분리 독립시켰다. 현재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은 물리적 장벽이 없어 하루 약 3만9000명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이 EU를 떠나면 국경 문제가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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