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전성시대 ①] 수입산에 밀린 국산맥주, 문제는 ‘역차별’ 때문

-시장점유율 떨어지는 국산맥주
-대형마트서 48.7%수준까지 하락
-문제는 국산에 더 엄격한 ‘세금정책’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간단한 한잔’의 대명사가 국산 라거맥주에서 다양한 수입맥주 브랜드로 넘어간 시점에서 국내 업계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수입맥주의 공세 속에서 어떻게 하면 국산 브랜드를 더 성장시킬 수 있을지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 맥주에 부당하게 매겨지고 있는 주세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세법 21조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이 현행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는 국내 맥주에 부당하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를 살펴보는 모습.

5일 유통업계와 이기환 한국경제연구원(KERI) 부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세법은 국산맥주의 경우 판매관리비와 예상이윤 등 항목을 과세표준 대상에 포함시키는 반면, 수입주류는 수입신고가와 관세를 더한 금액을 통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지난 2015년을 기준으로 오비맥주의 판매관리비 비중은 상품판매액의 44.16%, 하이트진로는 39.5%, 롯데칠성음료는 38.66% 수준이다. 관세율이 30% 미만일 경우에는 국산 맥주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헌데 주요 맥주수입국들은 관세율이 대개 30% 미만이다. 2015년 말을 기준으로 중국은 28.5%, 유럽연합은 11.2%, 미국은 12.8%의 주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4캔 만원짜리 맥주가 시중에서 쉽게 유통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이유다. 

국산맥주와 수입맥주에 부과되는 세금 차이 도표. [제공=한국경제연구원]

대형마트 기준으로 올 1분기 수입 맥주 점유율은 51.3%, 지난해 국내에 반입된 수입맥주량도 총 22만556t에 달했다. 2015년에 비해 30% 가까이 급증한 액수였다.

이 연구위원은 이에 “90년대에도 위스키ㆍ스카치에 (이같은 과세표준이) 적용됐지만, 대중주(소주 및 맥주) 시장에 주는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인식돼 왔다”며 “주류의 관세장벽이 낮아지고 있으므로 국내 시장왜곡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입맥주는 가격면에서 이득을 보고 국산맥주는 역차별을 당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레 기술개발 비용도 줄어들게 되니 국산맥주는 더욱 경쟁력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국산맥주는 현재 상품 다변화의 필요성에 봉착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받는 압박은 업체들에게 ‘진퇴양난’이다.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는 라거 맥주가 대형 주류업체들의 생산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수입맥주를 찾는 이유는 ‘다양한 맛’에 대한 수요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상품 개발이 필요한데, 맥주사 입장에서는 현재 상품이 잘팔리지 않아 많은 개발비용을 쓰는 게 쉽지 않다.

이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국산 주류시장이 쇠퇴하는 모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국산 맥주에 부당하게 치우쳐져 있는 과세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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