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조원에 묶인 일자리 안정자금…최저임금 인상률에 ‘제동’

-최저임금 더 오르는데 재정 지원은 그대로
-소상공인 줄폐업ㆍ일용직 대량해고 우려
-‘소득주도성장’ 성공하길 기대는 수밖에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내년도 예산안에 ‘일자리 안정자금’이 3조원으로 묶이면서 2020년까지 1만원(대통령 공약)을 목표로 올려야 하는 ‘최저임금 인상률’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새해 예산안에 편성된 일자리 안정자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최저임금 인상(시간당 6470→7530원)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소상공인에게 2조9707억원을 지원한다.


여야는 부대의견으로 ▷2019년 이후 직접지원 규모 최대 3조원 ▷간접지원 전환 계획 국회 보고 등을 적시했다. 지금처럼 현금으로 3조원을 주는 방식에서 근로장려세제 확대, 사회보험료 지급 연계 등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액환급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정부ㆍ여당의 설명이다.

문제는 일자리 안정자금이 3조원 한도로 제한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내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2년간 약 33%를 올려야 한다. 기준금리,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영세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은 현재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게 산업계의 관측이다.

반면에 일자리 안정자금은 3조원에 묶여있다. 간접지원도 3조원 안에서 가능하다. 여야가 예산안 합의를 지킨다면 직접이든 간접이든 더이상 추가 재정은 투입할 수 없다. 최저임금은 더 오르는데도 정부 지원은 그대로인 셈이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률을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영세소상공인의 ‘줄폐업’ 또는 일용직 노동자의 대량 해고 사태가 우려된다. 살아남은 영세소상공인도 줄어든 재정 지원으로 가격 인상 등 허리띠를 더 졸라맬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는 셈이다. 아울러 간접지원 방식의 효과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간접지원 방식에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현금지원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소상공인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임대료 때문”이라면서 “임대료 인상률을 사회적 용인이 가능한 범위 내로 제한하는 등 규제와 간접지원을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임대차 계약 시 기본 계약 보장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정부 재정으로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것이 아니다. 한시적으로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해주자는 취지”라면서 “일자리 안정자금은 소득주도성장을 견인하는 마중물로, 경제가 제 자리를 잡으면 소상공인과 노동자가 상생하는 여건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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