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청렴한국]사회-경제 투명성 선진국 수준되면 1인당 소득 4만달러도 시간문제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부정청탁 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공공기관의 청렴도가 다소 개선됐지만, 한국 사회의 청렴도와 투명성은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에 비해 낙제점이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 국제기구의 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과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우리나라의 청렴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킬 경우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도 시간문제라고 주장한다.

세계 각국의 부패지수를 조사해 발표하는 국제투명성기구(TI)의 평가를 보면 한국의 부패인식지수(청렴도)는 지난해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175개 조사대상국 중 52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대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낙제수준이다.

이러한 청렴도는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68.63점)에 비해 15.63점(29.5%) 낮은 것이며, 청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ㆍ페루ㆍ베트남ㆍ러시아 등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영경제협력체(APEC) 평균(54.62점)에 비해서도 1.62점(3.1%) 낮은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137개국 중 26위를 기록했지만, 정책결정의 투명성은 98위로 후진국 수준이었고, 정치인에 대한 신뢰(90위), 기업경영 윤리(90위), 기업이사회의 유효성(109위) 등 다른 투명성 지표도 낙제점이었다.

이처럼 낙후한 청렴도와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한국 사회ㆍ경제를 진정한 선진국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부패방지의 국제적 논의와 무역비용 개선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를 보면 한국과 OECD의 청렴도 격차를 절반으로 축소하면 국내총생산(GDP)이 4~12%, 이를 OECD 수준으로 높이면 GDP가 8~2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청렴도를 APEC 평균 수준으로 향상시킬 경우 경제적 후생효과가 163억7800만달러에 달해 실질 GDP는 0.86%, 수출은 1.7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렴도를 우리나라와 OECD 평균의 중간값인 60.82점으로 14.7% 향상시킬 경우 경제적 후생은 785억3600만달러로 늘어나며, 이로 인해 GDP는 4.12%, 수출은 8.70%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의 청렴도를 OECD 평균으로 30% 정도 향상시키면 경제적 후생은 1583억600만달러, GDP는 8.36%, 수출은 27.29% 향상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청렴도 향상에 따른 무역비용 절감과 자원배분의 효율성 등의 효과를 일회적인 것으로 추산한 것이다. 여기에 저축과 투자 증가 등 자본스톡의 추가 효과를 누적적으로 계산하면 청렴도 향상의 경제효과는 더욱 증대된다고 KIEP는 분석했다.

실제로 누적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한국의 청렴도를 APEC 수준으로 향상시키면 GDP는 2.40%, 수출은 3.84%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청렴도를 한국과 OECD 평균의 중간 수준으로 향상시킬 경우 GDP는 12.01%, 수출은 19.57% 증가하며, 이를 OECD 평균까지 향상시키면 누적효과로 인한 실질 GDP 증가규모는 22.99%, 수출 증가규모는 36.54%에 이른다고 KIEP는 추산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이 수년째 3만달러 문턱에서 주춤거리는 것을 감안하면 청렴도를 향상이 3만달러 돌파와 4만달러 진입의 첩경인 셈이다. 당장은 고통이 따르더라도 부정부패의 적폐를 척결하는 것이 사회정의는 물론 경제활력에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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