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은“귀엽고 발랄한 ‘마상구’덕에 유연해진 나를 발견했다”

tvN ‘이번생은 처음…’서 마초남 열연
숙맥·순정 오가며 이솜과 좋은 케미
적잖은 작품에 모르는 사람 많아도
지금까지 연기 포기 생각한적 없어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요즘 세대에 적합한 트렌드 드라마다. 최진실, 최수종이 나온 ‘질투‘(1992)와 김정은과 박신양이 연기한 ‘파리의 연인’(2004)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트렌드 드라마였다.

한동안 트렌디 드라마의 맥이 끊겼다. 최근 종영한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끊어진 트렌디 드라마의 맥을 잇기에 충분했다.

트렌디 드라마는 일과 사랑, 결혼을 다룬다. 일보다는 사랑과 결혼이 더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장르드라마의 본격 등장이후 트렌디 드라마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맥락을 조금 바꿔 현 시대 트렌디 드라마로 떠오르게 됐다.

박병은(40)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이라는 드라마를 연기 가치관을 넓혀준 작품이라고 했다. 현장 대처가 이전보다 조금 더 유연해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박병은은 이번 드라마에서 최고의 유연한 연기를 펼쳤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기존 트렌디 드라마에서 다루는 소재 외에도 요즘 청춘들의 집 문제, 친구 관계 등을 추가시켜 현실감을 높였다. 남자주인공인 남세희(이민기)는 스스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건 “나, 고양이, (힘겹게 마련한) 집 세가지 뿐이다”고 말한다.

남세희가 근무하는 ‘결말애(결혼 말고 연애)’ 앱 회사의 CEO인 마상구(박병은)는 흥미로운 캐릭터다. 친구인 남세희와 함께 명문 S대 출신이지만 직원들과 놀 줄도 안다. 그러면서도 숙맥, 순정 느낌도 있다. 애인인 우수지(이솜)에게는 ‘짠짠단짠’ 연애를 하는 순정파다.

“과거 심각하고 센 캐릭터 연기를 많이 해 마음이 닫힐 때도 있어 이번 캐릭터가 부담이 됐다. 하지만 현장에 가는 게 재밌을 수도 있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던 작품이다. 내가 한 말에 대해 반응하는 배우들과 또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내는 나 자신을 보면서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코믹, 허당, 활달, 순정 등 여러 속성을 지닌 캐릭터를 즐겁게 연기한 것 같다.”

박병은(40)은 이번 드라마를 연기 가치관을 넓혀준 작품이라고 했다. 현장 대처가 이전보다 조금 더 유연해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박병은은 이번 드라마에서 최고의 유연한 연기를 펼쳤다.

“마상구가 처음에는 명문 S대를 나온 마초남으로 단순하고, 상남자인 척 하는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마초남이며 순정남이라는 다양성이 있었다. 후배 심원석(김원석)의 연애를 코치하는데 허당이다. 여자를 많이 아는 것처럼 원나잇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면서도 사실은 아무 것도 모르는 반전 캐릭터였다.”

박병은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젊은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반영했다고 했다. 우수지가 여자친구에게 남자친구가 어떻냐고 묻자 “괜찮은데 질퍽돼”라고 하지 않고 “괜찮은데 푸드닥돼”라고 말한다. 그는 “푸드닥이라는 표현으로 캐릭터 맛을 잘 살렸다. 오히려 귀엽고 생기발랄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남세희가 계약결혼 상대인 윤지호(정소민)에게 ‘저 방을 쓰십시오. 환풍이 잘되고 내가 임종을 맞이할 방입니다’라고 말한다. 집에 대한 걱정들이 잘 반영돼 있다. 출연진도 6명중에서 자가주택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심원석, 마상구, 남세희는 실제로도 집이 없고 다른 사람들은 부모와 살았다. 그래서 그런 감정들이 잘 반영된 것 같다.“

박병은은 드라마 출연이 처음인 이솜과 좋은 케미를 선보였다. 이솜은 이번 작품에서 와일드한 ‘상여자’였지만 낯을 많이 가렸다고 한다. 하지만 3번의 리딩끝에 회식 자리에서도 잘 어울렸다고 한다.

“키도 크고 시원시원하게 생겼는데 리딩할 때 생각보다 수줍어했다. 하지만 많은 대화를 나눠 커플에 대한 다짐과 믿음 같은 게 생겼다. 배타적이고 다크한 드라마가 아니어서 이 부분은 중요했다.”

박병은은 마상구가 우수지에게 한 다음의 대사는 너무 좋아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너의 뾰족함이 버거울 때가 있어. 근데 나는 네가 너무 좋나 봐. 나라도 찔러서 네 창이 무뎌지는 거라면 그걸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상구가 멋있는 남자임을 한번에 알 수 있는 대사다.

박병은은 2000년 드라마 ‘신귀공자’로 데뷔한 이후 ‘색즉시공’(2002), ‘로드 넘버 원’(2010), ‘우는 남자’(2014), ‘암살’(2015), ‘사냥’(2016), ‘캐리어를 끄는 여자’(2016), ‘원라인’(2016), ‘특별시민’(2017)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작품이 적지는 않지만 모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는 조금도 조급증이 없다. “연기 현장에서 동료 후배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겁다. 지금까지 연기를 포기하고 싶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는 요즘 영화 ‘안시성’을 속초에서 찍고 있는데, 조인성, 남주혁, 배성우 같은 배우와 촬영후 술한 잔 하는 게 너무 즐겁다고 했다.

박병은은 초등학교때부터 30년간 낚시를 즐기고 있는 원조 낚시광이기도 하다. 낚시 이야기를 꺼내다 인터뷰가 길어져버렸다. 낚시를 통해 느긋함을 배운 것 같았다.

서병기 선임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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