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온상지된 ‘다크웹’…실태 파악은 ‘걸음마’ 수준

-익명성 보장ㆍ암호화된 통신 사용…“추적 어렵다”
-검거된 다크웹 마약사범만 155명…“수사 역량 강화해야”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인터넷 암시장’이라고 불리는 다크웹을 이용한 범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은 뒤쳐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익스플로러, 구글 크롬 등 일반 브라우저를 통해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일반 웹사이트와 달리 다크웹은 토르라는 특정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이용 가능하고, 익명성이 보장된다. 다크웹 사이트의 주소는 일반 웹사이트 도메인과 달리 ‘.onion’ 형태를 갖고 있으며, 온라인 상거래의 경우에도 비트코인이 사용되고 있다. 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다크웹이 정치적 표현의 창구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일반 웹사이트와 달리 암호화 및 접속 IP 세탁 등을 통해 접속자나 서버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미국 다크웹 모니터링 기관인 다크아울(Dark Owl)이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발견한 약 6만2000여 개의 다크웹을 조사한 결과 위조(18%), 해킹(7%), 불법신용 카드 정보 공유(5%) 등이 다수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에선 다크웹을 통해 마약 거래와 아동 포르노가 가장 많이 유통되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다크웹을 이용한 마약류 사범을 지난해부터 검거하기 시작했는데 올해 9월 기준 총 15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동 포르노의 유통 실태는 아직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다크웹을 이용한 사범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추산되지만 다크웹 특성상 정확한 실태 파악이나 경찰 수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다크웹 자체가 분산된 익명의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있어 서버 확인이 어렵고 다크웹상에서 암호화된 통신을 통해 대화하는 경우가 많아 범죄자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크웹을 찾아낼 수 있는 ‘스캔 기술’ 개발도 올해 초에서야 나선 상황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토르가 익명성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범죄자를 추적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다크웹을 이용한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크웹상의 불법사이트 차단이나 범죄자 적발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지난 2013년 당시 악명을 떨쳤던 다크웹 암시장 ‘실크로드’를 폐쇄하고 운영자를 체포했고 지난 7월에는 유럽 당국과 공조해 대표적인 다크웹 암시장이었던 알파베이와 한사마켓을 차단하고 운영자들을 차단했다. 중국은 다크웹 접속을 아예 통제하고 러시아는 지난 7월 다크웹 접속을 위한 웹브라우저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토르를 통한 아동ㆍ청소년 음란물 유통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토르 내의 합법적 사이트를 이용하는 자를 감시하지 않으면서도 아동ㆍ청소년 음란물 사이트에 접근하는 자들만 포착하는 기술을 활용하여 범죄자를 적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입법조사처는 다크웹 내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다크웹에서 유통되는 불법 사이트에 대한 국내 접속을 막기 위해 이들 불법 사이트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차단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불법 사이트 차단의 한계를 고려할 때, 무엇보다 수사 기관이 다크웹 내에 사이버 범죄 정보를 유통하는 익명화된 사이버 범죄자를 특정해 적발하고 수사하는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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