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냉전시대 ‘핵기술’소환…군함·무인기 개발 3조6000억 투입

장쩌민 전 주석 장남 장몐헝 앞장
냉전시대 토륨 원자력 이용
간쑤성에 원자로 2기 건설 예정

중국이 한동안 폐기됐던 냉전시대 핵기술인 토륨 용융염 원자로(TMSR)를 군함과 무인기 개발에 이용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220억위안(약 3조65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서북부 간쑤성 고비사막에 2기의 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토륨 용융염 기술은 방사성원소인 토륨을 염분이 있는 액체에서 태워 기존의 원자로보다 더 많은 열을 방출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토륨은 우라늄에 비해 방사능이 낮고 안정성이 높으며 반감기도 400~500년에 불과해 핵폐기물도 적다.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라늄과 달리 중국은 토륨 보유량이 풍부한 것도 장점으로 보고 있다.

SCMP는 연구원들이 이 기술을 군함이나 무인기 등의 동력원으로 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륨 원전은 이미 미국의 기업들이 상업적 개발을 하고 있고, 일본과 러시아, 프랑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과학원 사이트에 따르면 간쑤성 우웨이에 토륨 원자로 2기가 건설될 예정이며 202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장남 인 장몐헝 상하이 과기대 총장으로 알려진다.

SCMP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1950년대에 원자력을 동력원으로 하는 항공기 엔진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5메가와트의 용융염 원자로를 건설했었다.

냉각수로 용융염을 사용하면 우라늄 사용시 발생하는 열의 3배인 800도 이상의 열을 생성할 수 있다. 초고온의 열로 터빈과 제트 엔진을 가동할 수 있고 이론상으로는 초음속 폭격기를 수 일 간 날게 할 수 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이 기술은 폐기됐다. 원자로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지 못했고, 이를 비행기 탑재시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용융염이 불소 같은 원자로를 손상시킬 수 있는 고도의 부식성 화학물질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기술적인 문제로 꼽혔다.

이처럼 오랫동안 폐기된 핵기술을 중국이 다시 소환한 것은 군함과 무인기에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상하이응융물리연구소의 옌룽 연구원은 “간쑤성 시설의 최종 목적은 중국이 핵동력의 군함 또는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매우 작은 용융염 원자로를 만들지만 앞으로 수년 간의 연구와 정부 지원을 통해 과학자들이 부식을 방지할 수 있는 특수 합금을 개발할 것”이라며 “간쑤성의 원자로는 기술을 전시하고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라고 밝혔다.

옌 연구원은 “실험이 끝난 후 중국은 더 큰 규모의 상업용 혹은 군용 기술에 응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군함에 쓰이는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 소재는 저렴한 비용으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작고 가벼워 군함에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쑤성 원자로 2기는 모두 지하에 세워질 예정이며, 열출력은 12메가와트 규모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군용무인기연구원은 “용융염 원자로는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무인기에 사용될 수 있다”면서 “태평양과 같은 바다를 순항하며 감시, 무기 교대 등의 역할을 함으로써 적군의 핵위협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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