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피씨엘 대표 “세계 최초 3차원 다중면역진단 플랫폼 앞세워 세계 10대 진단회사 목표”

- 3차원 SG cap™개발로 30조 규모 면역진단시장에서 주목
- 내년 상반기 다중암진단키트 Ci-5 출시…플랫폼 수출도 가시화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것, 수명 연장의 궁극의 목표다. 수명연장의 꿈은 결국 ‘건강수명’ 연장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이즈와 암, 간염 등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조기에 찾아내고 치료하기 위해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우선 돼야 한다.

올해로 창립 10년을 맞은 벤처기업 피씨엘은 ‘건강수명 꿈’의 시작을 다중면역진단이라는 ‘과학’으로 풀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5일 서울 금천구 피씨엘 본사에서 만난 김소연 대표는 “기술진보 없는 기존 면역진단시장에서 혁신(Innovation)을 일으키고 싶었다”며 “왜(Why)라는 끊임없는 질문 속에 다중면역진단플랫폼인 ‘3차원 SG cap’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30조원 규모의 면역진단시장에서 주로 쓰이는 기술은 무려 46년 전인 1971년에 개발된 엘라이자(ELISA)다. 1971년생인 김 대표는 “제가 태어날 때 개발된 엘라이자 기술이 지금까지 면역진단시장의 핵심기술이 되고 있다”며 “엘라이자 기술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혁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에서 화학을 전공했던 김 대표는 미국 코넬대 생화학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국내로 돌아와 LG생명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동국대 교수로 옮기면서 “면역진단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기술혁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곧바로 국가지정연구에 지원해 과제를 수주하고 원천기술인 ‘3차원 SG Cap’(3D 다중체외질병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SG Cap은 항원 내지 항체를 3차원 방식으로 고정시킨 뒤 그 위에 혈액 내 항원이나 항체를 뿌려 질병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특히 이 플랫폼은 대량 검사가 가능한 맞춤형 기술로, 최대 64개 질병을 한 번의 검사로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루미넥스사가 개발한 다중진단기술과 비교하면 대량 다중 면역진단 기술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3차원 SG Cap은 유럽 통합규격인증인 CE-IVD List A(최고 등급)를 받으면서 올초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현재 3차원 다중 면역진단플랫폼을 개발한 기업은 피씨엘이 유일하다”며 “영국의 한 업체가 다중면역진단플랫폼 임상에 들어갔지만 개발 기간을 고려할 때 3년 정도 앞서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피씨엘은 전체 직원의 70%가 연구개발(R&D) 인력이며 판매관리비의 절반 이상을 R&D 비용으로 쓰면서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피씨엘은 3차원 SG Cap을 기반으로 혈액선별 제품과 신속진단 제품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혈액선별 제품 하이 시리즈(Hi Series)는 헌혈된 혈액이 수혈되기 전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사용되는 제품으로, 에이즈(HIV), C형간염(HCV), B형간염(HBV), T림프구성바이러스(HTLV)를 동시에 다중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다. 김 대표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세계 모든 국가의 혈액원에서 공통적으로 검사하는 항목”이라며 “다중 진단제품으로는 피씨엘이 세계 최초로 인증을 받아 시장성이 좋다”고 말했다.

피씨엘은 신속진단제품으로, 독감진단키트 Ai와 다중암진단키트 Ci-5를 개발하고 있다. 피씨엘의 독감진단키트 Ai는 인플루엔자 A·B를 진단하는 키트이며 글로벌진단회사의 제품에 비교할 때 보다 높은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Ci-5는 현재 유럽 임상을 마치고 CE인증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를 기다리고 있어 내년 상반기 중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Ci-5에 대해 글로벌 판매사들이 사전 수요 문의를 해 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 V사와 중국 W사, 대만J사 등과 해외 진출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원천기술인 3차원 SG Cap 플랫폼 기술수출도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현재 전세계 체외 진단시장은 로슈와 지멘스 등 10대 글로벌 기업들이 전체 시장의 75% 차지하고 있다”며 “확장성이 뛰어난 3차원 SG Cap 플랫폼을 바탕으로 피씨엘을 글로벌 톱10 체외진단전문회사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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