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퍼부었는데…산은 구조조정‘골머리’

산은 주도 구조조정 기업 대상
복수평가 26개社, 가치 34% 급락
회수액, 투입액의 절반에도 못미쳐
현장 “단순한 문제 아냐” 반론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은)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거나 이미 끝낸 기업의 가치가 대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들어간 대규모의 자금 중 회수된 금액도 채 절반이 되지 않았다.

“구조조정 추진 시 발생하는 기업가치 감소 원인을 세밀히 분석해 정책금융 지원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산은이 주채권은행으로서 구조조정을 주도한 기업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총 51개사에 이른다.

구조조정이 아직 진행 중인 업체가 13개사이며, 경영정상화·담보매각·흡수합병·채무변제 등에 따른 종결업체가 23개사다.

나머지 15개 기업은 경영정상화 실패와 파산, 기업회생절차 신청 등으로 구조조정이 중단된 상태다.

산은이 추진 중이거나 추진한 기업 구조조정이 그다지 원활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들어간 지원자금 8조 1898억원 중 회수된 금액이 3조 5209억원 밖에 되지 않는데다(회수율 약 40%), 구조조정을 계속 진행 중인 기업의 가치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전체 구조조정 대상기업 51개사(종결·중단·진행 모두 포함) 중, 산은이 두 번 이상 평가를 실시한 26개사의 기업가치는 1차 평가 시 12조 3556억원에서 2차 평가 시 8조 2137억원으로 34%(4조 1419억원)나 떨어졌다.

현재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인 7개사의 기업가치 역시 2조 5906억원에서 1조 3781억원으로 1조 2125억원(47%) 하락했다.

특히 미회수 금액 4조 6689억원 중 84.1%에 달하는 3조 9260억원이 두 번 이상 기업평가를 실시한 26개사에서 발생했다.

“산은이 제대로 된 기업평가와 전략에 근거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예정처는 “별도의 대규모 자산 매각 등이 이뤄진 경우를 제외하면, 지속적인 자금 지원과 정상 경영이 이뤄진 기업의 가치가 최초 청산가치보다 증가해야 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기업의) 가치 감소 원인과 적정성에 대한 추가적인 평가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단 은행의 산업 이해도가 다소 낮은 가운데, 자구계획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와 주기적인 이행점검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제기된 ‘산업통상자원부 주도 기업 구조조정론’이 탄력을 받는 지점이다.

이에 따라 예정처는 “문제가 된 기업에 지속해서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 기업 구조조정에 장애로 작용할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은행형 금융공공기관의 기업 구조조정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조조정 대상 업계나 정치권, 금융권에서는 “기업 구조조정은 지역경제 붕괴, 대량실직 등 다양한 문제와 연결돼 있어 단순히 기업가치나 청산가치만 보고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편, 예정처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성동조선해양에 대해서도 “기업가치와 청산가치, 금융채권 회수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슬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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