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러시아 불참에 ‘평창 위기’…관심과 참여로 이겨내야

개막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최대 악재를 만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출전 금지를 결정한 것이다.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자국 선수들의 도핑(금지약물 복용 및 처치)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게 그 이유다. 그나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수들이 원할 경우 개인자격의 출전은 막지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건 불행중 다행이다. 러시아 내부에선 ‘정치적 음모’라며 전면 보이콧 움직임도 있었지만 푸틴의 언급으로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셈이다.

동계스포츠 최강국의 하나인 러시아의 불참은 이제 막 달아오르기 시작한 평창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는 평창 올림픽 102개 세부종목 가운데 3분의 1 이상에서 메달 획득이 가능한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랭킹 1위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를 앞세운 여자 피겨와 바이에슬론 남자 계주 등은 금메달 0순위로 꼽혀왔다. 동계올림픽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도 미국 캐나다 등과 메달 색깔 경쟁을 벌일 정도의 실력이다. 피겨와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 입장권과 중계료, 광고 수익의 양대 축이며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러시아의 불참을 흥행의 빨간불로 보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러시아의 평창행 불발이 아쉽지만 IOC의 결정은 절대 존중돼야 한다. 국가 차원의 도핑 범죄가 이뤄졌는데 올림픽 흥행 걱정 등으로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IOC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이보다 더 엄한 징계를 내리더라도 러시아는 이를 감내해야 한다. 정정당당하고 공정한 경쟁은 올림픽 정신의 기본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어떠한 이유로도 그 정신이 훼손돼선 안된다.

IOC 결정에 정부와 평창조직위원회는 당혹한 빛이 역력하다. 평창 성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온 정부와 조직위로선 분명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넋을 놓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이럴수록 더 분발하고 완벽한 운영으로 러시아 불참에 따른 차질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푸틴이 입장을 밝혔더라도 개인자격 출전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러시아측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 IOC와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해 겉으로는 개인참가를 허용하지만 실제 상황은 극히 불투명하다. 러시아의 내부 반발이 워낙 커 선수들이 정부 눈치를 보느라 머뭇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이 당면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국민들이 큰 힘이 돼 줘야 한다. 더 많은 관심과 참여로 대회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그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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