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니다…조선업계 내년도 안심 어렵다

- 삼성중공업 밝힌 ‘위기’…조선업계 내 상존 위험 요소
- “과도한 해양플랜트 투자 탓에 상선 경쟁력 잃어” 우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삼성중공업 발(發) ’조선업 쇼크’가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전날 올해와 내년 예상 영업적자가 모두 7300억원에 이를 것이라 발표했다. 1조5000억원 유상증자 계획도 내놨다. 삼성중공업이 밝힌 적자폭 확대 이유는 여타 조선사들도 유사하게 지니고 있다. 삼성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닐 개연성이 크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가라앉아 있던 악재들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강재가격 추가인상 가능성이 열려있고, 해양플랜트에 대한 불신은 더욱 높아지는 양상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일 증권사 연구원들을 상대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공사 원가 증가분(2800억원) ▷신규 수주 예상적자액(1100억원) ▷완성 시추선 가치 하락분(900억원) ▷구조조정 위로금(600억원) ▷강재가격 상승분(400억원) 등을 추가 반영해 올해와 내년 예상 영업적자 규모가 73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원가증가분에는 인력 구조조정 실패에 따른 인건비 부담 요인이 포함됐다.

통상 조선업계는 매년 4분기에 원가 재산정 작업을 벌인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 10월부터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착수했고, 확인 부실을 연내 털고 가자는 의지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영 사장 등 현 경영진은 교체가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전날 내년 1월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건에 신규 이사 3명을 명단에 올렸다.

국내 조선업계에 재차 시선이 가는 것은 이번 부실이 삼성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닐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완성한 시추선(소난골)은 2년 넘게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올해 하반기 확정된 강재가격 인상(톤당 5만원 인상)은 현대중공업 역시 피해가기 힘든 비용 증가 요인이다. 내년초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추가적인 강재가격 협상도 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있는 셈이다. 선박가격 중 강재가격 비중은 20~30% 가량이다.

수주가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1~2년 가량의 시차가 발생하는 점도 조선업을 억누르는 부담이다. 국내 조선3사의 지난해 평균 수주 목표 달성률은 20% 미만이다. 2018년 조선업계 전체가 상당한 매출 부진에 시달릴 개연성이 크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은 신임 강성노조 임기가 12월 1일부터 시작됐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해 극심한 수주절벽을 겪었다. 벌써부터 현장엔 일감이 떨어져 강제 순환 휴직이 시행 중이다.

특히 해양플랜트가 문제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해양산업 위주 전략이 스스로 경쟁력을 잃게 했다. 상선분야 인력이 대거 정리돼 경쟁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3사 가운데 가장많은 해양플랜트 수주잔고(14척ㆍ140억달러)를 보유중이다.

해양플랜트는 핵심 기술의 외산 의존도가 높아 수익 내기가 쉽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율은 평균 20% 수준이다. 국내엔 설계 감리 기술도 없다.

삼성중공업의 상선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올해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상선(VLCC 등)의 영업이익률은 -8%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수주가 결국 ‘밑지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2019년 실적 개선도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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