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불법시위 단체의 보조금 제한 규정 삭제” 권고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불법시위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제한하는 기획재정부의 예산 집행 지침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6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불법시위를 주도하는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예산 및 기금운영계획안 집행지침’의 일부 규정을 삭제할 것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해당 규정이 위축효과로 작용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위축할 우려가 있다”며 “법령의 근거 없이 불법시위를 보조금 제한 규정으로 삼고 있어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반할 소지가 있으며, 보조금 지원 제한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로 남용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예산집행 지침은 기재부 장관이 각 정부 부처에 내리는 예산집행 ‘가이드라인’으로 매년 1월 말까지 부처에 통보한다.

불법시위 단체 보조금 지원 제한규정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도 예산집행지침에 처음 명시됐고, 2014년도 지침에서 불법시위 주최ㆍ주도 단체가 아닌 ‘적극적으로 참여한 단체’는 지원 배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그동안 다소 완화됐지만 골자는 유지돼왔다. 가장 최근에 내려진 2017년도 지침도 불법시위 주최·주도 단체에 보조금 지원을 제한하며, 보조금을 불법시위 활동에 사용하면 보조금 지급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 탓에 각종 시민단체가 보조금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면서 새마을운동 단체나 재향군인회 등 보수시민단체들로만 보조금이 몰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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