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해야” 특별법 제정 의견 표명

-“정부가 국민 기본권 보장하지 않은 사건”
-강제실종보호협약 비준ㆍ가입도 재권고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국가인권위원회가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법률안’(형제복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의결했다고 7일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지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장애인, 고아 등을 부산의 형제복지원에 불법감금하고 강제노역시킨 대표적인 인권 유린사건이다. 이 사건은 지난 1987년 3월 탈출을 시도한 원생 1명이 직원의 구타로 숨지고, 35명이 집단 탈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부랑인이 아니라 납치ㆍ인신매매 등을 당한 사람도 수용됐고 강제노역은 물론 성폭행ㆍ학대 등이 자행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ㆍ구청 등을 통해 강제입소된 사람만 4000여 명이었고 이 가운데 확인된 사망자만 551명에 달했다


당시 부산시는 부랑인 신고, 단속, 수용보호와 귀향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인 ‘내무부 훈령 제410호’와 부산시재생원설치조례에 따라 형제복지원과 부랑인 수용 보호위탁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따라 부산시가 부랑인들의 단속에 나서 이들을 형제복지원에 보냈다.

인권위는 “부랑인의 수용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없었던 점, 내무부 훈령 제410호와 부산시재생원설치조례 등에 따라 보호위탁계약을 체결했던 점, 해당 시설에 대한 관리ㆍ감독이 미흡했다는 증언 등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형제복지원 특별법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피해자 유족들이 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에게 보상금,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 주거복지시설 등을 지원토록 했다.

인권위는 또 형제복지원 사건의 경우 수용자 가족에게 적절한 연락을 취하지 않고 강제격리하거나 수용되었던 점, 가혹행위 및 강제노역을 시켰던 점, 사망에 대한 사인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강제실종 개념에 부합한다며 강제실종보호협약 비준과 가입을 외교부장관과 법무부장관에 다시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2008년 인권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국가기관과 그 종사자에 의한 반인권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강제실종보호협약을 비준ㆍ가입하도록 노력할 것을 외교부 장관에게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형제복지원 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 등이 이루어지고 향후 유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며, 향후 형제복지원 특별법 입법과정 및 강제실종보호협약의 비준ㆍ가입 과정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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