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일자리 창출과 일거리 확보

최근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일자리 늘리는 것은 아주 쉽다”며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이 대표는 “수치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려면 한 사람이 하던 일을 두 사람으로 나누면 된다”며 “과연 이런 일자리 창출을 누가 받아들이겠냐”고 반문했다.

최근 몇년동안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을 걸어 놓고 매일 챙기고 있지만 취임 반년이 지난 지금, 과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잠시 옛이야기를 해보자.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어떤 사람이 어느 날 아들에게 땔나무를 해오라며 물었다. “너는 여기서 백 걸음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를 해 오겠느냐? 아니면 힘이 더 들더라도 백 리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를 해 오겠느냐?” 아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백 걸음 떨어진 곳의 나무를 해 오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가까운 곳으로 가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곳의 나무는 네가 언제든지 가져올 수 있지. 먼 데 있는 나무는 아무 때나 해올 수도 없고 다른 이들이 먼저 가져갈 수도 있어. 백리 떨어진 곳의 땔감부터 가져와야 우리 집 근처의 땔감이 더 남아 있지 않겠느냐?” 아들은 아버지의 말뜻을 이해하고 멀리 땔나무를 하러 떠났다. 이 말은 당장 눈 앞에 놓인 쉬운 길만 택하지 말고 먼 미래를 위한 근본적인 방법을 강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당나라 임신사가 쓴 ‘속맹자’에 나온 고사다. 일자리 창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정부를 볼 때마다 ‘물고기를 주기보단 낚시 하는 법을 가르쳐라’라는 사자성어 ‘교자채신(敎子採薪)’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국회가 최근 처리한 내년 예산에는 최저임금을 지원하기 위한 3조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이 포함돼 있다. 이로써 내년부터 30명 미만 고용 사업주는 신청을 통해 근로자 1명당 월 최대 13만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

‘언발에 오줌 누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영세 사업자들에겐 당장 반가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세금으로 최저임금을 보전해줄 수 있을까?

많은 중소기업들은 지금 ‘일거리 확보’에 혈안이다. 정보기술(IT)과 반도체·디스플레이 호황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는 한국경제 속에서 일부 중소기업은 온기를 느끼고 있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일거리가 없어 힘겨운 겨울을 나고 있다. 조선과 건설분야의 중소기업들은 ‘일감 절벽’이라는 말을 몸소 느끼고 있다.

프레스 기기를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은 대표는 “일거리가 없어 현재 있는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힘겨운 상황을 토로했다.

결국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일자리를 나누거나 세금으로 보전하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보다 일거리 확보가 우선이다. 정부는 사업체 수와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좀더 세밀히 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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