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투썸’, 열 브랜드 제쳤다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 내년 2월 분할
-글로벌 No.1 커피브랜드 성장 ‘큰 그림’
-CJ푸드빌 자금난 해소에 구원투수 역할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잘 키운 ‘투썸’이 열 브랜드를 제쳤다. CJ푸드빌의 커피전문점 ‘투썸 플레이스’가 둥지를 떠나 내년 초 독립 법인을 예고하며 글로벌 No.1 커피브랜드를 꿈꾸고 있다.

7일 CJ푸드빌은 “독자 생존 전략을 선택했다”며 “분할기일은 2018년 2월 1일”이라고 밝혔다. 

[사진=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가 내년 독립법인을 예고했다. 사진은 투썸플레이스 김포DT점 전경 ]

이번 법인화는 지속 성장중인 투썸플레이스의 독립·책임경영체제 구축을 통해 전문역량과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투썸플레이스는 커피와 디저트 사업자로서 자체적인 연구·개발(R&D) 및 투자 확대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투썸플레이스는 그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2002년 신촌에 1호점을 오픈한 후 2009년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매장을 늘렸다. 2012년 전국 308개에 불과했던 매장은 2014년 500호점을 돌파했고 지난해는 798개까지 늘었다. 올해 10월 기준으로는 전국 910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 안에 100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커피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투썸플레이스가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배경엔 객단가를 높여주는 디저트 메뉴에 있다. CJ푸드빌의 베이커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썸플레이스는 일찍이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콘셉트를 명확히 했다. 투썸플레이스관계자는 “디저트 및 샌드위치 등을 포함한 식품류 매출 구성비는 총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며 “일반 커피전문점 평균 객단가(6000원)보다 40% 이상 높은 1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매출상승은 수익 개선을 가져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10개 커피 프랜차이즈 매출 분석 결과 투썸플레이스 가맹점 연평균 매출이 4억8289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표=투썸플레이스 매장수 현황]

투썸플레이스가 국내 1위 커피 브랜드 자리를 노리지만, 스타벅스와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은 2015년보다 29.6% 증가한 매출 1조2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중 1조원 매출을 넘어선 것은 스타벅스가 처음이다. 투썸플레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선이다. 100%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스타벅스와의 절대비교는 무리이지만, 스타벅스가 가진 커피 이외의 강점(사이렌오더 등 IT운영혁신 및 디지털 마케팅)인 ‘편리함’을 넘어설 수 있는 무기로 디저트만을 내세우기엔 다소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독립은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CJ푸드빌의 체질을 개선시키려는 CJ푸드빌 구창근 대표의 전략도 담겨있다.

연결기준 지난해 CJ푸드빌의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조 3917억원, 23억원이다. 해외법인의 부진 탓이다. 사업부문에서 발생한 대규모 적자를 투썸플레이스가 메꾸는 구조다. CJ푸드빌은 ‘효자’ 투썸플레이스를 독립시켜 기업공개(IPO)나 투자 유치 등 자금조달 카드로의 활용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투썸플레이스는 최대 2000억원대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주요 사모펀드(PEF)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썸플레이스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사세를 확장한다면 스타벅스와 견줄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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