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리테일 차밍찰리, 파산보호,한인업계 최소 10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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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한인 의류업계에 또다른 대형 악재가 터졌다.

최근 몇 년 사이 LA한인의류 도매업계와 거래 관계를 꾸준히 늘리던 의류 소매체인 차밍찰리(Charming Charlie)가 11일 파산보호 신청을 접수했다. 법원에 제출된 관련 자료를 보면 상위 50개 벤더에 미지급한 결제 대금만 3000만 달러에 육박한다. LA지역 한인 업체중에는 43만 달러 가량 미결제 금액이 남은 한 업체가 30번째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상위 미수 업체 대부분은 뉴욕 등 타주나 해외에 많았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초기 액세서리 중심으로 판매하던 방식에서 최근 10여년 사이 의류로 품목을 크게 늘려 자연히 LA지역 한인 업계와 거래 관계가 많았다. 업계에서는 최소 200여개 한인 업체가 차밍 찰리과 거래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린 업체의 미결제 금액이 21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한인 업체들의 개별 피해약은 3~5만 달러 내외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 업체의 결제 주기가 3달 가까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일부 업체는 10만 달러 넘게 납품 대금을 회수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차밍 찰리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한 LA지역 한인 의류업계의 피해액은 최소 10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밍찰리는 현금 유동성이 100만 달러 미만일 정도로 자산 건전성이 취약한 상태다. 이로 인해 연말 가장 큰 소비가 이뤄지는 11월 말 추수감사절 연휴 직전부터 성탄절과 새해로 이어지는 홀리데이 쇼핑 시즌에 재고 확보에 실패해 결국 악순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해 파산보호 상태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인 의류업계에 따르면 이 업체는 올해 초부터 결제 지연이 빈번하게 이뤄졌고 일부 공급된 제품을 별다른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반품을 요구하는 일도 많아 졌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이 22%나 떨어졌고 순익은 75%이상 급락했다. 지난해 이 업체의 매출은 4억 달러 가량이었다. 1년새 1억 달러 가량 급격하게 감소한 셈이다. 차밍 찰리의 패착은 시대 흐름에 역행한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이 업체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79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다소 방만한 경영을 이어갔다. 포에버21이 2015년부터 일부 효율이 나오지 않는 매장을 다 경쟁사 보다 1~2년 앞서구조조정을 한 것과 다른 길을 걸은 셈이다. 샌페드로패션마트 협회 단 이 회장은 “힘들게 만들어 공급한 제품 대금 회수를 위해서는 다소 추가 비용이 나가더라고 외상 채권 담보 대출 상품을취급하는 팩토링 서비스 업체나 외상 보험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라며 “몇년전부터 이어진 의류 유통의 구조조정 기간에는 무리하게 거래처를 늘리기 보다는 안전한 거래처를 확보하고 가능한 빠르게 대금을 회수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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