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21세기폭스 인수…미디어시장 지각변동 예고

21세기 폭스사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부문 등을 52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인수가 최종 성사될 경우 디즈니는 몸집을 더 키우면서 미디어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올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번 계약으로 21세기폭스 영화사와 20세기폭스텔레비전, FX 프로덕션, 폭스21 등의 방송사·TV 프로그램 제작사·케이블 채널 등을 보유하게 된다. 21세기폭스는 영화 아바타, X맨, 판타스틱 포, 데드풀 등의 블록버스터 히트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훌루’, 유럽 위성방송 ‘스카이’의 최대 지분과 인도의 거대 미디어 그룹 ‘스타 인디아’도 인수한다. 137억 달러에 이르는 21세기폭스의 부채도 떠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뉴스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폭스스포츠 1·2, 빅텐 네트워크, 더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사와 일부 스포츠 채널은 디즈니의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세계 최대 영화 제작사인 디즈니는 이번 21세기폭스 인수로 명실상부한 ‘콘텐츠 제왕’에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마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던 디즈니는 폭스가 소유하고 있던 ‘엑스맨’, ‘데드풀’ 등 일부 마블 캐릭터의 판권도 이번에 확보하게 됐다.

또 다변화된 채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빅딜이 OTT 최강자인 넷플릭스와 방송·영화 콘텐츠 사업에 눈길을 돌린 아마존,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을 견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다만 아직 정부 당국의 승인이 남아있다. 미 법무부는 국내 2위 통신사 AT&T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하자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따라서 당국이 디즈니의 폭스 합병 계획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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