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원 바디’는 이미 평화 단일팀

올림픽이 표방하는 평화는 155마일 철책선에만 와야 하는 게 아니다. 남들 때문에 다치고 굶어야 하는 예멘의 시골 마을, 장애인들이 어렵게 희망을 만들어 가는 재활센터에도 찾아가야 한다.

평화는 원치 않은 생이별을 한 가족에도, 입양 이후 힘겨운 청소년기를 거친 입양아에게도 내려 앉아야 한다.


화합의 상징으로서, 남북한 단일팀 구성은 빙산의 일각이다. 고난의 몇 대를 보낸 강제이주자들과 그들의 고향사람도 다시 묶어야 하고, 1%의 월가 부자와 99% 미국 서민에게도, 테러집단에 고통받는 시리아 이산 가족에게도, 화합이 절실하다.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믿음을 심어준 ‘우생순’을 통해, 우리 청년들이 ‘헬조선’ 구호 대신 열정을 갖게 되는 것도 화합의 한 풍경이다.

평화의 대제전, 동계올림픽 개최를 3주 앞둔 한국 정부는 ‘평화올림픽’을 표방하면서 평화와 화합의 의미를 ‘철책선’에 국한시키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지구촌이 존경하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헌신하는 수녀, 인권가수, 반핵과학자, 난민구호ㆍ아동보호ㆍ여성운동가, 남북한ㆍ동티모르 화해 주역, 화학무기 금지기구 등 다양한 모습을 가진 평화의 상징들이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팀 별명은 ‘원 바디(One Body)’이다. 이들은 이미 단일팀이다. 수많은 평화의 가치, 화해-화합의 상징을 품고 있다.

생모와 이별해 입양됐지만 한국대표로 나선 박윤정(본명 마리사 브란트ㆍ사진 오른쪽), 사랑하는 한국인 외할머니 생년을 등번호로 단 희수(본명 랜드 그리핀), 청년에게 척박한 한국땅에서 자기 의지로 새 희망을 찾은 한수진 등이 한 팀으로 뭉쳤다. 그들은 ‘원 바디’로 일취월장하고 있다.

북한 참가로 평화올림픽 분위기가 조성됐음에도, 남북단일팀까지 구성키로 한 성급함은 ‘원 바디’가 이미 품은 고귀한 평화ㆍ화합의 가치를 깰 수도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

함영훈 선임기자/abc@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