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피겨인생’ 이호정…평창올림픽 링크 아나운서로

잦은 부상·재활·부상·은퇴
못 다 이룬 꿈, 후진 양성에…

지난해 4월 국가대표 아이스댄스 선수 이호정의 SNS 계정에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파트너인 김강인과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다는 글이었다. 사실상의 은퇴 선언. 이호정-김강인 팀은 결별 직전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에서 4위에 오르며 희망을 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결별이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더구나 유ㆍ초등 어린 선수가 운동을 반대하는 엄마에게 믿음을 줘가며 일궈냈던 꿈이 잦은 부상으로 좌절됐기에 주변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더 컸다.

유치원때부터 초등학교까지 인라인-빙상 스피드-피겨로 갈아타던 이호정은 실력으로 믿음을 심었고, 부상과 재활을 거치며 15년을 빙판에서 보낸다.


“중2때 부상으로 정말 많이 아팠어요. 그런데 성적이 가장 잘 나온 시즌이기도 했죠. 발바닥 뼈가 부러져 두 조각이 났는데 부러진 뼈 조각이 돌아다니며 인대를 건드렸어요. 수술을 마친 뒤엔 진통제도 맞지 않은 채 재활을 했답니다. 재활이 끝나고 복귀한 빙판에선 서 있는 방법 조차 기억나지 않았어요”

열정은 올림픽 금메달 감이었지만, 무리한 재활은 독이 됐다. 이호정은 계속해 잔부상에 시달렸고 결국 선수생활을 잠시 접고 공부에 전념했다. 성적도 좋았다.

피겨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을 때 쯤 김강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함께 아이스댄스에 도전해보자는 것이었다. 이호정은 서울에서 개최된 아이스댄스 세미나에 참가했다. “세미나를 다녀오자마자 아이스댄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머니께선 많이 반대하셨어요. 학업 성취도도 좋았거든요. 결심이 서자마자 혼자 캐나다로 향했어요.”

이호정은 당시 2014 주니어 월드 동메달팀 마델린 에드워즈-자오 카이 팡을 길러낸 메간 윙-아론 로 코치의 지도 아래 훈련을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홀로 생활하며 아이스댄스에 매진했다.

이호정-김강인 조는 2014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리는 탈린 트로피에서 데뷔했다. 그 다음 시즌 15-16시즌 주니어그랑프리에서 1차 4위와 3차 7위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희망을 보았던 작년 동계 아시안게임 이후 스케이트화를 벗고 만다. 김강인과 결별 직후까지만 해도 이호정은 평창올림픽을 목표로 새 시즌 프로그램 음악을 고르고 있었다. 새 파트너를 찾을 것을 고민했지만 선듯 감행하기엔 심신 컨디션이 허락치 않았다.

캐나다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여러 팀에서 연락이 왔다. 지도자로 팀에 합류해달라는 것이었다.

이호정은 현재 최형경, 신혜숙, 지현정, 홍예슬, 신예지 코치팀 등 5개 팀에서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 5개의 안무를 만들어줬다. 평창에 대한 애정도 식을 줄 몰랐다. 평창올림픽 활성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네이버와 합작해 빙상 홍보 영상을 촬영했다. 이호정은 직접 영상 촬영 시놉시스를 만들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도 직접 참여한다. 연습링크에서 선수를 소개하는 장내 아나운서. 새로운 도전이다. 

권지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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