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호 PD가 해롱이ㆍ문래동 카이스트 캐릭터를 만든 의도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많은 캐릭터들이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해롱이’ 한양(이규형)과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를 다시 볼 수 없어 아쉽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아직도 “문래동 카이스트 도다와 도다와~” 댓글을 볼 수 있다.

“두 캐릭터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지 예상 못했다. 장기수 김민철(최무성)은 큰 잘못을 했지만 유일하게 반성하고 교화된 캐릭터다. 하지만 이들 두 캐릭터는 교화되지 않는 캐릭터였다. 카이스트도 뼛속 깊이 양아치다. 두 캐릭터는 스토리 진행보다는 재밌는 신(Scene)을 구성하려는 목적이 강했다. 두 캐릭터는 비호감만 안됐으면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사랑해주신 것 같다.”


신원호 PD는 예능PD 출신답게 재미있는 걸 좋아한다. 예전보다 드라마의 흐름이 빨라졌기 때문에 스토리가 해결되면 바로 새로운 스토리를 던진다. 하지만 사이사이 코미디를 넣어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

“큰 서사의 흐름이 있고 더 무거운 갈등을 채워넣는 드라마가 아니다. 매분 매초 에피소드와 코미디를 넣어 캐릭터 구성으로 채워가려는 강박이 있다. 드라마가 큰 흐름으로 진행되는 연속극 형태보다는 매분 시청 흐름을 따라가는 형태다. 그게 성공하려면 수시로 빵빵 터져줘야 한다.”

신 PD는 “문래동 카이스트는 원래 전사(前史)도 없었다. 마지막 가족신만 있었다. 계속 가벼웠던 사람에게도 아들에게 간을 이식해주는 스토리를 통한 반전이 슬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롱이가 출소직후 마약에 손을 대 다시 수감되는 스토리와, 제혁(박해수)을 괴롭히는 염반장을 무기수가 벌하는 장면 등은 모두 사전에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낙관론으로만 갈 수는 없었다. 우리가 메시지를 정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보였다. 우리는 이런 저런 캐릭터와 상황을 꺼내놓았고, 그것에 대해 느끼는 것은 시청자들의 몫이다.”

신 PD는 ‘감빵생활’의 단 하나의 기획의도가 있다면 ‘희망’이라고 했다.

“제혁은 수많은 난관을 뚫고 야구선수로 재기한다. 팀이 크게 지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온통 낙관적인 상황에서 희망을 얘기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힘든 상황에서의 희망을 보고싶었다. 응답 시리즈처럼 ‘다 잘됐어요’ 구조는 아니다. 섣불리 범죄자에 대한 교화를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야말로 범죄 미화가 될 수도 있다. ‘다 잘살았어요’라기보다는 인물의 배경과 스토리를 촘촘하게 깔아주는 것이다. 재범률이 높은 게 마약 사범이다 보니 해롱이 스토리가 그렇게 됐다. 제작진도 이를 만들면서 안타깝고 슬펐다. 시청자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하지만 비극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해롱이의 비극적 엔딩 배치는 그런 생각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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